- 제21화. 뿌리의 경영: 과거의 결핍이 현재의 비옥함이 되기까지 -
제21화. 뿌리의 경영: 과거의 결핍이 현재의 비옥함이 되기까지
[극적인 장면: 먼지 쌓인 주산알을 튕기며]
서재 깊숙한 곳에서 빛바랜 나무 주산을 꺼냈습니다. 1970년대, 서울로 올라와 홀로서기를 시작했을 때 나의 유일한 무기였던 물건입니다. 주산알을 튕기는 '탁, 탁' 소리가 고요한 새벽 공기를 가릅니다. 그 소리는 순식간에 나를 경남 하동 악양골, 면사무소 앞 '만물상회' 뒷방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아버지는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셨고, 어머니는 외상 장부를 보며 한숨을 내쉬던 그 시절. 어머니는 그 주산알을 튕기며 결핍의 숫자를 계산했습니다. 그때의 주산 소리는 생존을 향한 절박한 비명이었습니다.
[경영적 통찰: ‘결핍’이라는 자본의 재발견]
비즈니스 컨설팅에서 '자본'은 투입되는 자산이지만, 인생 경영에서 가장 강력한 자본은 역설적이게도 '결핍'입니다. 악양골의 가난은 내게 '성실'이라는 지치지 않는 엔진을 달아주었고, 타인의 눈치를 살펴야 했던 막내의 처지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공감의 레이더'를 선물했습니다. 기업의 재무제표에 '부채'로 기록될 과거의 상처들이, 인생 2막의 장부에서는 '인적 자본(Human Capital)'으로 재분류됩니다. 과거의 내가 겪은 고난은 현재의 내가 타인의 아픔을 진단할 때 가장 정교한 청진기가 됩니다.
[미래를 향한 통찰: 뿌리가 깊어야 숲을 이룬다]
과거를 부정하는 경영은 기초가 부실한 빌딩과 같습니다. 나는 이제 나의 가난했던 과거를 '치부'가 아닌 '브랜드의 뿌리'로 정의합니다. 60대에 AI를 배우며 최첨단의 미래를 살고 있지만, 나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악양골 만물상회의 '신용'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나(소년)와 현재의 나(컨설턴트)가 화해할 때, 미래의 나(지혜로운 노인)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숲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운의 문장]
과거의 눈물은 현재의 거름이 되고, 현재의 성찰은 미래의 향기가 된다.
'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 연재 에세이는 다음 주 금요일에 이어집니다.
AI경영작가 조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