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의 두 번째 경영- 삶을 경영하다.

- 일의 효율보다 ‘의미’를 찾는 법' -

by 방랑자 연필


제4화. 일의 효율보다 ‘의미’를 찾는 법'

- 효율의 족쇄를 풀고, 내 삶의 ‘의미 투자 회수율’을 측정하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식혔습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초겨울의 빗소리는, 쉴 새 없이 돌아가던 내 머릿속 KPI(핵심 성과 지표) 테이블을 잠시 멈추게 했습니다. 커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찰나의 '비효율적'인 멈춤 속에서, 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평생을 나를 지배해 왔던 하나의 단어. 바로 ‘효율(Efficiency)’이었습니다.



20년 넘게, 나의 모든 시간은 효율이라는 냉혹한 신(神)의 제단에 바쳐졌습니다. 나는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갰고, 모든 행동을 ‘투자 대비 성과(ROI)’ 의 잣대로 재단했습니다. 한때는 그 치열한 ‘방랑의 시대’가 나를 정상까지 이끌었다고 믿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효율적인 것은 즉시 버려야 할 ‘낭비’ 였습니다. 사색은 게으름이었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 행위는 죄악과 같았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일이든, 나 자신을 관리하는 일이든, 나는 늘 숫자와 속도에 복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컨설팅 현장을 떠나 고독하게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이 의자 위에서, 나는 그 효율의 잣대를 내려놓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발목에 채워져 있던 족쇄를 풀어낸 듯 홀가분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당신 삶의 진짜 KPI는 무엇입니까? 오늘, 당신은 얼마나 행복해졌습니까?'


ROI의 재정의: ‘의미 투자 회수율’을 찾아서

기업 경영에서 ROI(Return On Investment)는 명쾌합니다. 투자한 돈 대비 벌어들인 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 2막의 경영은 다릅니다.


나는 이제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의미 투자 회수율(ROI of Meaning)’ 을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공과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 그것이 나의 새로운 장기 경영 전략입니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챗지피티(ChatGPT)를 열어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나의 이 고민에 대해 선배의 시선으로 조언해 달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AI는 명료한 논리와 깔끔한 해답을 내놓습니다. 놀랍도록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나는 깨닫습니다. AI가 아무리 효율적으로 답을 내놓아도, 그 답을 내 삶의 비전과 연결하고, 내 감정의 구조에 맞게 수정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AI가 가장 효율적인 계산을 도와주는 동안, 나는 가장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을 갖습니다.


- 오래된 시집을 천천히 읽으며 문장의 행간에 머무르는 시간.

- 아내와 동네 야산을 걸으며 풍경을 눈에 담는 시간.

- 누군가의 고민을 그저 침묵으로 들어주는 시간.


이 ‘비효율적인’ 순간들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높은 심리적 이윤을 가져다줍니다. 이윤의 단위가 현금이 아닌, 고요함, 통찰, 공감으로 바뀐 것입니다. 나는 경영을 가르치며 오히려 인생을 배웠던 것처럼, 이제는 효율을 버리고 의미를 찾으며 '삶의 진정한 밀도'를 배웁니다.



내 안의 게으름과 완벽주의를 다스리는 일, 예측 불가능한 삶의 파도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일, 이 모든 복잡하고 모호한 '내면의 경영'은 숫자로 환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인생의 가장 고유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커피는 식었지만, 나의 생각은 다시 데워졌습니다.


나는 이제 속도를 줄이고, 그 시간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측정하는 사람이 되었다.


'AI는 계산을 돕지만, 사람의 길은 결국 마음이 안내한다.'



AI경영작가 조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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