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화. 기회와 위기 -
제19화. 기회와 위기
베타 테스트의 성공 소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그것은 축복인 동시에 재앙이었다. 서진의 스타트업을 눈여겨보던 대기업 계열사 'K-제조'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뉴스가 뜬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돼요! 우리 알고리즘 구조랑 거의 똑같잖아요!" 민혁이 책상을 내리치며 분노했다.
기술 유출의 경로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대기업의 자본력과 영업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투자자들은 이미 'K-제조'의 소식을 듣고 서진과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재훈 님, 죄송합니다. 다 잘될 줄 알았는데…." 서진이 고개를 숙였다.
재훈은 그런 서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는 대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들은 혁신을 사기보다 훔치는 것을 선호했고, 자본의 힘으로 싹을 밟아버리는 데 익숙했다.
"서진 대표, 고개 들어." 재훈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다.
"그들이 우리 알고리즘은 흉내 냈을지 몰라도, '현장의 영혼'까지 훔치지는 못했을 거야. 그들은 숫자로 접근했지만, 우리는 사람으로 접근했어. 이게 우리의 마지막 기회이자 무기야."
재훈은 대기업 근무 시절 쌓아두었던 인맥 중 유일하게 믿을 만한 한 사람, 과거 자신의 사수였던 '최 이사'를 떠올렸다. 그는 지금 국내 최대 투자 매니지먼트의 고문으로 있었다.
"내가 길을 한 번 열어보겠습니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투자자를 설득하는 건 서진 대표, 당신의 몫입니다."
재훈은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연락처 목록을 열었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것은 서진의 운명뿐만 아니라, 재훈 자신의 명예를 건 마지막 승부였다.
— 19화 끝 —
수요일 연재 웹소설 20회가 이어집니다.
이해담 (Elias Th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