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화. 나만의 문장: 삶의 저자가 되는 일 -
제14화. 나만의 문장: 삶의 저자가 되는 일
낯선 명함 한 장-도입
어느 날 갑자기 직함이 사라졌습니다. ‘대표이사’라는 글자 대신 덩그러니 이름만 남은 명함을 보며 저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세상이 규정한 내가 아닌, 진짜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펜을 들었습니다. 타인이 써준 인생의 대본을 읽는 배우가 아니라, 내 삶의 문장을 직접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습니다.
악양골 소년의 방랑, 기록으로 꽃피다 (지식 참조: 귀인의 필적)-전개
글을 쓰며 저는 제 인생의 마디마디를 다시 마주했습니다. 53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방황하던 악양골의 소년. 40대 초반, IMF의 파고 속에서 실직의 아픔을 겪으며 밤잠을 설치던 가장. 그리고 12년 동안 IT 벤처라는 거친 파도를 넘나들던 사업가. 그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글이 되어 종이 위에 펼쳐지자, 그것은 더 이상 상처가 아니라 아름다운 서사가 되었습니다.
8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며 발견한 당신의 낡은 가계부에는, 숫자가 아닌 ‘삶의 의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은 막내가 서울로 떠났다. 잘 살아야 할 텐데.” 어머니의 그 간절한 문장 한 줄이 저를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힘이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명함이 사라진 자리에는 진짜 제가 서 있었고, 저는 비로소 제 삶의 진정한 저자가 되었습니다.
AI와 함께 쓰는 두 번째 인생 (미래의 희망)-전환
요즘은 AI를 도구 삼아 제 삶의 조각들을 더 정교하게 다듬습니다. AI는 제 기억의 파편들을 정리해 주고, 제가 놓쳤던 성찰의 지점을 짚어줍니다. 기술은 차갑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저의 손길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진심입니다.
브런치 작가로서 제가 쓰는 글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중년이란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가 아니라, 그동안 모은 재료들로 자신만의 고유한 맛을 내는 요리사와 같은 시기입니다. 저는 이제 남의 문장을 빌려 쓰지 않습니다. 서툴더라도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매일 아침을 시작합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건다.”-결말
“너의 삶은 그 자체로 이미 위대한 한 권의 책이란다.”
마흔 이후,~ 연재 에세이는 내일 목요일에 이어집니다.
다시 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