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준호 Jan 08. 2023

행복은 누릴 줄 아는 이들의 것

행복은 무한한 자연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누리는 이들의 것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해요?"

대섭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질문을 한다.


유천이 빙그레 웃으며

"난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를 가장 좋아해요.

봄에는 봄이 가장 좋고

여름에는 여름이 가장 좋고

가을에는 가을이 가장 좋고

겨울에는 겨울이 가장 좋아요


계절을 지난 추억을 떠 올리면 그때가 가장 좋고...."


대섭 : 그래도 그중에 가장 좋은 것이 있을 것 아니에요


유천 : 계절마다 생각할 때마다 가장 좋은 것이 바뀌면 안 돼요?


생명이 싹트고 성장하는 신비의 연한 연두와 연분홍, 같은 것 하나 없는 각기 다른 새싹들이 경쟁하듯 연출하는 봄,


무성함에서 느끼는 풍성함과 매미소리에 시원한 물놀이를 마치고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는 여름,


익음의 위엄과 고상함과 멋 그리고 형형 색색의 환상적인 단풍의 피날레,


눈 덮인 나무와 대지의 순결하고 화려한 아름다움, 뽀드득 거리는 눈길을 걷는 낭만이 있는 겨울,


모두가 각기 다르게  그때로 돌아가고픈 추억거리까지 아련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고를 선택하느라 쓸데없이 비교하는 수고는 하지 않기로 했어요.

각기 다른 가장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난

눈 오는 날이면 눈을 맞고 밟으며 눈 덮인 산과 대지를 즐기려 나가고,

비 오는 날면 빗속을 거니는 낭만을 즐기려 나가고,

바람 부는 날이면 바람과 힘겨뤄 이기며 앞으로 나감을 즐기다 뒷바람에 떠밀려 걷는 안락함을 즐기려 나가고,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날이면 아지랑이, 노랑나비 그리고 이름 모를 애잔한 사연을 가지고 있을 듯한 야생화에 마음을 빼앗겨 나가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이며 땀 흘림을 즐기다 샤워한 후 시원 한 맥주를 하늘을 향하여 크 소리를 내며 마시고 산들바람 부는 그늘에서 낮잠을 즐겨요.


밤에는 달과 별과 이야기를 나누다 어둠이 인도하는 추억을 따라 음악과 함께 와인을 즐겨요.

안개 낀 날이면 성스러움과 순결함 속을 걷는 고상함은 또 어떤 줄 아세요?


난 모든 계절과 날씨가 모두 가장 좋아요


그렇게 행복의 양과 질 모두를 즐겨요


행복은 누릴 줄 아는 이들의 것이에요


그래서 시간만 있으면 밖으로 나가요. 

그리고 걸어요. 두리번거리며 그리고 또 즐겨요. 

나를 한 부분으로 내어 보내고 모두를 즐기라고 하는 사랑의 음성을 들으며...


열심히 일하고 마친 후의 즐거움이 더해진 널브러진 자연은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이들의 것이에요.

작가의 이전글 운명과의 관계를 다스려 행복의 기초를 놓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