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숭 떨며 신앙의 생명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유천이 반응을 하자
기숙이 용기를 얻은 듯
“술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유천이 빙그레 웃으며
"술? 무엇이 문제예요?"
기숙이 머리를 긁적이며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모여 희로애락을 나눌 때, 회사에서 회식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술잔이 돌 때가 많아요.
이때 '나는 예수 믿어 술을 마시지 않는다' 말하기가 힘이 들어요.
술잔을 거절하면 분위기를 깨는 것 같아 미안하고, 소외감도 느끼고,
그래서 받아 마시려니 죄짓는 것 같고.
마시지 않으려니 내숭 떠는 것 같고.
남들이 보기에 답답해 보일 것 같고.
모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서 모임을 피하게 돼요.
그러며 또 가까운 사람들을 멀리하며 마음이 불편해지고.
인간관계까지 깨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과연 바른 신앙일까? 질문이 생겨요.
같이 마시고 수다 떨고 흥을 나누고 싶은데....
그래서 적당히 분위기를 맞추려니 죄짓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날라리 신앙인이라 여기는 것 같고.
술 마시는 것이 정말 죄인가요? 예수님은 가나안 혼인 잔치에서 술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는데….."
미현이 단호한 표정으로
“죄지요. 에베소서 5장 18절에서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분명히 말씀하세요.
동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술 마시는 것이 죄라면 예수님께서 가나안 혼인 잔치에서 술을 만들어 주었겠어요? 그것도 최 고급의 술로."
기철이 눈을 감고 듣고 있다 살포시 뜨고
"마시면 되느냐 안 되느냐를 판단하기 전 우리들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어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술도 우리에게 해로운 면과 이로운 면이 함께 있는 것 아니에요?
일하는 농부들이 고되게 일하다 출출하고 힘들 때 막걸리 한잔 죽 들이키고 새로운 힘을 얻는다면, 이때의 술은 음식과 약이 동시에 되는 것 아니에요? 그리고 혼인 잔치에서 그 기쁨을 나누려 마시는 것은 기쁨에 동참하는 좋은 일 아니겠어요? 술은 인류의 희로애락과 함께 해온 인간들의 동반자로 생각해요.
그래서 예수님이 스스로를 술로 빵으로 묘사를 하시며 먹고 마시라고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요?
빵은 생존을 상징하는 것으로, 포도주는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것으로 내가 너희들의 생존과 희로애락에 함께 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려고 성찬예식을 하게 하시는 것 아닐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아요? 한창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자리에서 "죄짓는 일이라서 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깬다면..... 그리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경건의 삶, 거룩 한 사람이라 정의하는 것도 웃기는 일 아니에요? 마음과 생각의 뿌리가 거룩하고 경건해야지....
그러나 술 취하여 내 안에서 양심이 혹은 하나님이 하시는 음성을 바르게 듣지 못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건강이나 삶을 해롭게 한다면 이 술은 해가 되는 것이겠지요.
결론은 술 자체가 죄가 아니고 마시는 것도 '선이다 악'이다 말할 수 없는 것 아니에요?
그래서 술을 마셔야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고 생각해요."
유천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도 기철 씨의 의견과 같아요.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술을 대할 것인지 분별하는 것은 신앙인의 바른 태도라고 생각해요.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라든지, 오해할 염려가 있다든지.
즉 어린이 앞에서, 혹은 술은 죄라고 믿고 있는 이들 앞에서는 그 상황을 고려해야 되는 것이겠지요."
미현이 흥분된 상태로
"그러면 이중인격자가 되는 것 아니에요?"
기철도 덩달아 흥분되어
"그것이 이중인격이라고 이야기하면 부모가 어린 자식 앞에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도 이중인격이 되는 것이겠네요!”
수천이 미소를 지으며
"둘이 술 취한 사람들처럼 흥분하고 있어요.
술 취하는 것보다 더 나쁜, 사랑의 음성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흥분된 상태....."
동우가 의미 심장한 표정으로
"교회의 전통에서 경험 한 바에 의하면 사람들이 술로 인하여 너무 많은 실수와 자신을 망하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금주를 율법으로 정해야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 아니에요? 일부 교단에 한하는 이야기 이겠지만.
결국 마시면 안 된다는 율법에만 매이면 율법주의 신앙인이 되어 술의 유익한 부분을 잃어버리게 되고, 성경을 해석하는데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이 돼요. 그리고 삶에 무거운 짐을 오히려 지게 되기도 하고."
기숙이 이해되어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
"신앙생활은 무거운 짐을 벗는 것인데…… 울 법에 갇힌 술의 이해로 갈등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산 것 같아요."
동우 : 율법을 나와 남을 위하여 바르게 적용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술 마시는 것을 보고 율법에 매인 신앙인이거나 아직 어린 사람이 실망하고 좌절할 수 있다는 것과 율법에 매인 것을 깨주어야 할 때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신앙생활은 이중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동호 : 결국 신앙생활이란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선과 악, 진실과 가면, 사랑과 미움,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