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과 하나님 음성 사이에서

by 지준호

"사단이 방해를 해요? 어떻게?"

유천이 눈을 크게 뜨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질문을 한다.


눈동자들이 모두 동그래지고 방 안의 분위기가 서늘한데 상호가

"기도를 하려 눈 감으면

기도에 모두 응답을 해 주시면 병 걸릴 사람도, 사업에 실패할 사람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

필요한 것은 알아서 주시지 왜? 기도 해야만 주시나? 전지전능하시고 사랑의 하나님이....

잘 못 된 것인 줄도 모르고 구하는 피조물에게 기도 하라고 하기 전에 알아서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들이 기도를 할 수 없게 만들어요."


기숙이 어이없다는 듯

"사단이 주는 것이 아니고 당연한 생각 같은데…."


미현이 심각한 표정으로

"기도를 못하게 하는 것이 사단이 주는 생각이지요!"


기숙 : 상호에게 일어난 질문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당연한 것 아니에요?

나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미현 : 사단이 그렇게 역사를 하는 거예요. 당연한 것처럼


유천이 담임 목사에게서 받은 상처가 시원하게 치료되는 듯하다.

"그래.

무슨 질문이라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자신 있게 드러 낼 수 있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 하는 생각에 흐뭇해진다.


미현 : 사단은 논리에 맞는 것처럼 위장하고 우리들에게 접근을 해요.

그러나 그 실체는 열매를 보면 알아요.


보세요.

상호에게 나타나는 결과를.

결국 기도를 하지 못하게 하잖아요.

사단이 하는 일이 확실한 것 아니에요?


수철이 침착하게

"지난번 모임에서 한 기도에 대한 정의를 복습해야 할 필요가 있네요.

기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떠 오르는 생각을 사단의 음성이라 생각할 수도, 하나님의 음성이라 정의할 기회인 것 같아요."


수천 :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이 기도라고 정의하면 미현의 말이 맞고,

기도를 대화라 정의하면 기숙이 말이 맞는 것 아니에요?


기도를 호흡이라 생각하고 하나님의 음성 듣는 것 까지를 기도라고 생각하면 상호에게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은 기도를 바르게 이해시키려는 하나님이 음성이 되는 것이고, 기도를 구하는 것이라 단순하게 생각하면 기도를 방해하는 생각이니 사단이 되는 것이고....


기철 : 흥미롭네요.


기숙 : 기도를 하기 싫다거나, 기도를 할 수 없어 갈등을 겪는 것은 기도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거나 믿음이 없기 때문이지만 둘 중에 어느 것인가를 따져 보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미현이 단호한 표정으로

"기도라는 것은 하나님이 내 이야기를 들어 응답해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부르짖으라, 구하라 하시는 것이고, 불의한 재판관도 과부가 와서 매일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하면 들어주신다는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수철 : 맞는 말이에요.

기도를 하기 위하여 믿음이 있어야지요.

그러나 기도는 호흡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하고 듣는 것 까지가 기도인 것을 알아야 하는데, 말하는 것만 알고 듣는 것은 모르니 기도를 바르게 하려고 음성을 들려주시는데 그 음성을 오히려 사단이라 오해하는 거라고 난 생각해요.


미현 미간을 찡그리고

"그러면 왜 구하라, 부르짖으라, 울라, 말씀을 하세요?"


수철이 차분하게

"우리의 귀는 감정과 지식에 따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달라지지 않아요?

그래서 감정이 상해 있거나 무언가 확신하는 지식이 있으면 그에 따라 다르게 들리기도 하고

들은 것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고.


그래서 같은 말을 듣고 정 반대로 듣고 이해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되지요."


기숙 : 그것이 인간의 연약함 아니에요?


수철 : 이런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은 먼저 상한 마음과 잘 못된 편견으로 잘 못 들을 수 있는 귀를 건강하게 하여 바르게 들을 수 있게 하려고 부르짖으라, 구하라 울라 하는 거 아니에요?


부르짖고 울고 구할 때 상한 마음을 먼저 치료를 하시려고.....


치료된 건강한 마음이 되어야 바르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기 때문에.

건강한 귀가 된 다음에야 양심으로,

진리를 깨달음으로

그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들려주시는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영호 : 그래서 세미한 음성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침묵하시는 하나님이 되는 것이고,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건강한 영혼들에게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되시는 것이고.


수철 : 그래서 건강하고 겸손한 마음과 귀가 되기 위하여 자신의 마음 상태와 구함과 질문과 모든 감정을 털어놓아야 하고, 이때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만지시며 필요한 것을 채우시는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기숙 : 그런데 많은 신앙인들이 오해를 하고 있어요. 부르짖으라 울라 구하라 하시는 것은 그렇게 떼를 쓰고 열심히 구하면 원하는 것을 들어주신다고 착각을 하고.


수철 : '울며 부르짖으면 먼저 상처를 치료해 줄 거야,

그리고 맑고 순수한 마음이 되어 들을 수 있는 귀가되게 할 거야.

그리고 양심으로 듣고 진리를 깨닫게 하시는 사랑의 음성을 들어야 해' 하는 것인데.


구하는 것을 그대로 이루어 준다고 만 오해하고 있어요.

구하는 것이 욕심에 매인 것, 무지한 것으로부터 온 것이 대부분인 것도 모르고.


기숙 :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는 의미는 하나님이 반응하신다는 말씀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부르짖으며 상한 마음을 치료받고, 그다음 듣고 실천에 옮길 때 우리들의 삶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인데....


수철 : 나의 필요를 온전히 아시는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필요한 것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인데, 우리는 내가 필요한 것을 구하려고만 하니.....


나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듣고 상황을 바로 아는 일이 중요함이 신앙을 새롭게 하는 것 같아요.


상호가 어이없는 웃음을 웃으며

"그런데 난 빌며 열심히 구하면 응답해 주신다고만 생각했어요."


기숙 : 이러한 기도를 오해한 믿음으로 기도를 오래 하면 할수록 더 영적인 사람이라 편견을 가지게 하지요.


미숙 : 그래서 어느 목사님은 몇 시간을 기도하는데 나는 10분도 못하는데 하며 기죽어 살고….

온종일 기도한다고 하는 사람을 신비한 능력이라도 있는 사람인 것으로 부러워하지요.


기숙 : 사기꾼 일수도 있는데…..

그리고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기도합시다' 할 때 영성 있는 사람의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고….


영호 : 이 모두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무속신앙의 틀 안에 머물러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유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침묵하시는 하나님의 지혜가 놀랍지요? 그래서 말씀하세요. 지혜로운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나신다고….."


기숙 : 우리들 사이에서도 상처가 많고 편견이나 오해가 있으면 상대의 진심의 소리가 들리지를 않아요.

그래서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상대를 침묵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아요?


미숙 : 욕심이 있어도 상대의 이야기가 바르게 들리지 않아요.

결국 진리는 인간관계에서도 하나님과의 관계에게도 똑같이 적용이 되네요.


유천 : 공평하신 하나님이지요.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 자신의 권위도 특혜도 능력도 전혀 특별하게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결국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며 진리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거지요.

그래서 우리들의 친구가 되실 수 있고,


미숙 : 멋지시네요.


유천 : 그 멋지심을 알면 가슴이 설레게 되지요.

자유 한 영혼이 되고….

그리고 그분을 사랑하게 되고 그분을 위해 생명을 던질 마음이 일어납니다.


기숙 : 영적으로 눈뜨는 환희가 느껴져요.


영호 : 그러나 이러한 영적으로 눈뜸이 처음부터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듣고 배워야 하고 실천에 옮기는 양에 따라 깊어지게 되는 것 아니에요?


그리고 그 깊이에 따라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다른 것을 분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유천 : 나는 처음부터 눈뜸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욕심에 잘 못 된 전통에 매여 눈이 어둡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히려 교만해 저 있어요.

그래서 예수님이 오셔서 잘 못 된 것을 알려 주려고 해도 듣지를 않고 오히려 어리석고 욕심에 매인 사람들이 십자가에 달아 죽이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죽음을 오히려 인간의 죄를 사하는 도구로 삼는 사랑을 베푸시고.


우리 안에 오셔서 잘 못 된 마음을 불편하게 하시며 알려 주시는 것이지요.


기숙 : 그래서 신앙인은 두 생각 혹은 수많은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방황하고 있는 이유를 보고 분별하여 내 생각을 포기하거나, 하나님의 뜻과 지혜를 따르거나, 자유 의지를 사용하게 되거나 하는 것이로군요.


유천 : 이렇게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를 사용하여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 존귀한 존재로서 제자가 되는 거지요.


수천 :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하는 예식과 봉사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드리면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어요. 오래 동안 열심히 기도하면 믿음이 좋다고 여기고....


기숙 : 인격적인 관계에서 하는 기도를 이해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인 줄 몰랐어요.

그리고 바른 기도를 하면서 사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삶의 질이 좋아지지만 노예와 거지 근성에서 나온 기도를 하는 사람은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거나, 신비주의나 무속신앙인이 되거나, 위선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이해가 돼요.


미숙 : 그래서 신앙은 그 열매를 보고 안다고 말씀하시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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