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와 글

책을 읽는 자세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지하게 경청하라

by Magic Finger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바른 자세로 읽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 <책, 세상을 탐하다> 이문재 편에서



사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책을 누워서 읽는다. 아니, 하루 대부분을 거의 눕다시피 생활하는 편이다 보니 꼿꼿이 앉아 책을 읽는다는 것이 벅차기까지 하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는 사실을 왜 모르겠냐만 늘 퍼져 있는 나에게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이제는 누워서 책을 읽기도 쉽지 않게 됐다. 아니, 누워서는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요즘 눈이 침침해 며칠 전에 서점에 가서 독서용 돋보기를 하나 샀다. 예전에는 돋보기를 이따금씩 사용한지라 조카가 초등학생 때 과학 만화를 사고 부록으로 받은 동그란 관찰용 돋보기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본격적인 독서에는 다소 불편해 독서용 돋보기로 하나 구입한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한 글자 한 글자 순서대로 읽기보다 눈동자를 움직여 한 줄 한 줄 훑어갈 때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한 줄을 쓱 훑으려면 가로로 긴 돋보기가 유용할 듯하여 그것을 구입했다. 책 위에 돋보기를 대고 읽자니 도저히 누워서는 책을 읽을 수가 없다. 결국 책상에 앉아 자세를 바로 잡고 읽게 되었다. 이런 자세로 책을 꼼꼼히 읽어가니 왠지 조선 시대 선비라도 된 기분이다. 그러면서 문득 예전에 읽었던 책 글귀가 떠올랐다.


책을 몇 권 읽었느냐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척추를 곧추 세우고 읽은 책이, 또는 그런 자세로 읽고 싶은 책이 과연 몇 권 있는지가 책 읽기의 핵심입니다. 척추로 읽는 책이 진짜 책입니다.
--<책, 세상을 탐하다> 이문재 편에서


여기서 글쓴이는 모든 책을 허리를 곧추 세우고 읽으라는 뜻은 아니다. 바른 자세로 읽어야 하는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올바른 자세로 책을 읽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좋은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어떤 일에 임하는데에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음가짐이란 한 마디로 모든 일이 시작되는 밑바탕이며 종국에는 지향하는 바를 결정하기 때문에 좋은 책을 읽기 위한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올바른 자세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상대가 진지하게 말하고 있을 때 집중하지 않고 한눈을 팔면서 듣거나 장난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가. 저자는 오랜 고뇌 끝에 깨달은 것을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우리는 독서라는 방식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해보니 그간 저자의 노고에 대해 무심히 지나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올바른 자세로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저자의 노고가 녹아든 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도록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왜 올바른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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