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를 염두하자고..
이번 달 독서 모임에서 심장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 강사로 흉부외과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심장에 관한 모든 것들을 이야기해 주시며 더불어 심장 수술을 비롯해 의사 생활을 하며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들려주셨다.
강연을 들으며 심장의 경이로움에 대해서도 탄복했지만 또 한편으로 의사로써 겪어야 했던 애환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리기도 했다. 심장 이식 수술을 하던 날 듣게 된 어느 안타까운 젊음, 그리고 그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적셨던 일,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때 느끼는 긴장감, 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족들에게 전해야 할 때의 심정과 그 가족들을 마주하는 순간의 비통함. 아무리 의사의 일이 생명을 살리는 일이지만 결국 인간이 하는 일들이므로 성공과 실패가 있고 그 속에는 희로애락이 얽혀 있는 것이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 선생님을 보면서 과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내가 쓴 글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가. 나는 의술로 생명을 살리는 일은 할 수 없지만 글로써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사명감이라는 것에 대해 종종 생각을 하곤 한다. 사명감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일,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며 최선으로 해내려는 마음일 것이다. 여기에 나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한 몫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여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어쩌다 보니 그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대충대충 시간을 떼우고 대부분은 마지 못해 헤치운다. 단지 몇몇의 사람들만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가치를 찾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느냐에 더 관심을 가진다. 사람들의 기준에서 번듯한 직업,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대접을 하고 인정해주면서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직업은 하찮게 여기곤 한다.
물론 스스로 원치 않은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그 일에서 보람을 찾기란 솔직히 쉽지는 않다. 나 또한 대충 일을 마치기에 바빴던 것을 떠올려본다. 그렇지만 어떤 사정으로 그 일을 하게 되었든 내가 놓여진 상황에서 즐겁게 해내며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의사처럼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할 필요도 없거니와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각자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훌륭히 해내면 된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모두가 자신이 맡은 일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되기를 꿈꿔본다. 나도 그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을 적을 뿐이었던 글들을 생각하며 이제는 내 글에 좀더 가치를 부여해보자고 다짐했다. 지금껏 기분 내키는대로 끄적거렸던 글들이지만 앞으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살피며 조심스레 글을 쓰자고.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힘을 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런 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한낱 세상 물정 모르는 이의 꿈일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