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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는 어디까지 필요한가

떠먹여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by Magic Finger


책을 읽다보면 저자 주니, 역자 주니, 편집자 주니 해서 “주”가 달려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저자 주”는 저자가 책을 쓰며 설명이 필요하다고 여기어 붙이는 경우이고 “역자 주”는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자가 부연설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덧붙이는 것이고 “편집자 주”는 편집자가 교정교열 과정에서 부가 설명을 첨부하는 것이다.


그 나라 문화를 알고 있어야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나 문장의 숨은 의미를 쉽게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볼 수 없는 내용들에 대해 역자 주가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번역자는 원작의 문화적 배경도 알고 있고 독자들의 문화적 배경도 알고 있어서 독자들이 어떤 부분을 모르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 상으로 보충할 것들은 저자가 판단해 “저자 주”로 충분히 보충을 해두었다고 본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읽은 책들이 역자 주가 유달리 많았다. “유달리”라고 표현한 이유는 역자가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해 역자 주로 첨부해 두었기 때문이다. 용어에 대한 설명이나 심지어 문장의 의미, 저자가 이렇게 표현한 까닭에 대해서도 꼼꼼히 설명을 달아 두었다.


주가 없어도 되겠다고 느낀 첫째 이유는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책의 경우 독자들 역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일 테니 그러면 그 정도의 지식은 알고 있다고 전제할 수 있다. 만약 알지 못했더라도 그 정도 수준의 책을 읽으려고 했다는 것은 지식에 대한 의지가 있은 것이니 모르는 것이 나오면 스스로 찾아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유는 책 역시 아는 만큼 이해하는 법이고 아는 만큼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아는 만큼 모르는 것도 인지할 수 있다. 책이란 독자의 지적 수준만큼 이해하면 되니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 그 만큼만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것, 심지어 문장의 의미까지도 해설해주는 역자 주는 번역자의 지나친 노파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시키려 하다 보니 혹시 모를 사람들을 위해 주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조금 밖에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음을 기약하면 되는 게 책이다. 다음에 그 책을 다시 읽는다면 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


혹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보도록 해주는 여백을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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