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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ic Finger Dec 11. 2022

<생존과 변화>

그룹 일팔일구 전시회를 앞두고

그룹 일팔일구, <생존과 변화> 전시회를 앞두고



생존과 변화.

어느덧 삶의 중반을 넘어서는 자리에 서 보니 이 말의 무게가 느껴진다. 어렸을 때는 생존이라는 말에 파리, 모기, 하루살이와 같이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곤충들을 떠올렸다. 인간들의 삶의 터전에 들어왔다가 쉽게 죽임을 당하는 파리와 모기와 같은 곤충들 말이다. 오죽하면 ‘파리목숨’이라는 말이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생존이라는 말을 더 이상 가벼이 여길 수 없게 되었으니, 나 역시 생존 앞에서는 ‘파리 목숨’이나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는 역시 하루하루 안간힘을 쓰며 생존하기 위해 버티며 살아왔다.


그러던 우리들의 일상을 갑작스럽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덮쳤다. 느닷없이 등장한 바이러스를 맞아 전세계 사람들은 맥없이 쓰러져갔다. 처음에는 곧잘 버티던 사람들도, 질병과 달라진 사회 환경 앞에서 오래 견뎌내지 못했다. 사회적 격리는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했고 자가격리라는 이름으로 외떨어진 사람들은 외로움과 우울증의 위협을 받았다. 많은 노년의 어르신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던 집안에서의 단순한 일상이 오히려 독이 되어 건강을 악화시켰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던 코로나 바이러스도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에게는 다르게 다가왔다. 부유한 사람들은 우아한 모습으로 자가격리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격리된 생활을 선택할 권리조차 부여되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알 수 없는 모양으로 일그러뜨렸고 일그러지고 뒤틀린 모양에 적응해 나간 사람들만 살아남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새롭게 변화한 환경에 적응해야 할 처지에 있다. 또다시 숨가쁘게 새로운 생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 내 앞에 놓인 문제들을 풀어가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 시기에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존 방법, 생존에 대한 고민, 혹은 다시금 시작하는 생존에 대한 희망 등 많은 고뇌들을 일팔일구 식구들은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지 기대가 된다. 작가 한 명 한 명의 고뇌는 일팔일구의 모습과 직결된다. 그리고 이것은 일팔일구의 생존으로도 연결된다. 코로나 시대에 변화한 일상의 모습만큼이나 변해버린 사람들의 가치관은 작가들의 작품에도 투영되어 나타날 것이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세상의 모습을 반영하는 작품들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마련해 주리라 믿는다.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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