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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니엘 Dec 21. 2022

브런치에서 첫 시작을 축하하며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의 차이_즐거운 버킷리스트 편 (2)


"재미난 내 인생으로 책을 써보고 싶다."


10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블로그로 매일매일 일상의 글을 쓰며 든 생각이었다. 당시의 나는 해외 인턴으로 일하면서 주말에는 여행을 다니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하며 견문을 늘렸다.

그 외에도 20대의 나는 버킷리스트를 만들며 꽤 재미난 일상들을 시도했었고, 운이 좋게도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 '우와~'라는 감탄사를 듣는 재미난 것들을 해본 편이다.

나만 간직하기 아쉬운 그런 경험들을 타인과 나누며 정보를 주거나 함께 웃으며 공감하길 바랬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브런치라는 플랫폼도 없었기에 일반인이 출판을 한다는 것은 너무도 멀게 느껴진 신기루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속 한 편의 아쉬움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여전히 도전하는 재미난 일상을 살아가던 즈음, 6월경 네이버 블로그에서 '주간 일기 챌린지'라는 이벤트를 시작하였다. 검색과 정보의 공간이었던 블로그에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궁금해할까? 의문이 들었다.  

나는 이전부터 내 맘대로 블로그에 소소한 내 생각들이나 관심사들을 끄적끄적 써보고 있었다. 리뷰로 돈 벌기, 인플루언서 되기, 협찬받기와 같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의 경제적인 취지(!)는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주간 일기 챌린지'는 10년 이상을 써왔던 내 블로그의 가치관을 주류로 변화시켜주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네이버가 신나게 놀라고 깔아준 판을 신명 나게 즐겨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패드가 탐나고, 해외여행 보내준다는 것에 혹해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내 맘대로 '온 마이웨이~' 하며 신나게 즐겼다. 마음 가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솔직하게 주 1회씩 일상을 적어내려 갔다.


네이버의 목적과 같았는지, '집에서 즐기는 홈캉스 이야기'가 핫토픽에 올라가서 3000명이 글을 보게 되었고, 이웃 신청이 5배가 늘었다. 6개월 간의 주간 일기 챌린지가 끝나며 후기를 올린 1000명 중에 20명 안에 당첨되어 선물을 받게 되었다. 글 쓰는 노력(이라 쓰고 재미라 읽습니다)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어라? 내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네?' 자신감이 생겼다.


그 길로 나는 바로 브런치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몇 달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며 시작을 못하고 있었는데, 네이버 챌린지가 끝나며 자연스럽게 이어진 흐름이었다. 일주일 만에 매번 생각만 하고 있었던 '책 내기 도전!' 프로젝트로 이어진 것이다.  


네이버 주간일기 챌린지 참여후기 이벤트 당첨!
브런치 작가 등단!





앞서 적어본 3개의 글. 그렇게 브런치에 도전을 했고, 4일째 되는 날 합격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브런치 작가님'이라는 부캐릭터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꽤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다. '10년 전 가졌던 생각이 포기하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이루어지는구나.' 그 초석을 드디어 만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 브런치에서의 글쓰기는 꽤 묵직한 느낌이었다. 네이버에서 심심찮게 잘 쓰던 'ㅋㅋㅋ'를 쓰며 자유롭게 쓰기엔 전문적이고 진중한 분위기. 그리고 책을 쓴다고 생각하니 더욱 신중해지며 어려워지는 한 줄 한 줄의 문장들. 그리고 일주일마다 써야한다는 강제성이 없으니 자꾸 미루게 되거나 느슨해지는 마음. 더 좋은 문장은 없을까 계속 고치게 되는 원고들. 하나하나가 모두 글쓰기의 복병이었다. 아 이것이 네이버와 브런치의 차이구나!


본래의 목적을 생각해야 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 걸까? 책을 내고 싶은 걸까?

내가 즐겁게 자유로이 쓴 글이 사람들에게 정보와 즐거움을 주었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우선 글쓰기가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글은 나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인데, 내가 즐겁지 않은데 남이 즐거울 수 있을까?


그래서 난 힘을 조금 덜고 즐겁게 쓰고자 한다. 책은 상업적인 결과가 나와야 하는 전문적인 분야이다. 그런 부분은 전문적인 분들께 맡기고,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 소개에 힘써보고자 한다. 여행, 사랑, 일상 생각들.. 30대의 한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알차고 즐겁게 꾸려나가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니엘의 새로운 도전은 시작됩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쓸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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