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달이었던 11월. 뭔가 이벤트를 하고 싶어서 '친구를 초대해서 홈파티 겸 와인파티를 해야겠다!!' 싶었다. 하고 싶은 건 얼른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와인은 이미 세팅되어있다!
한 때, 와인의 세계가 궁금하여 와인을 공부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맛과 향에 둔감한 나였음을 깨달은 뒤로는 맘 편하게 라벨이 예쁜 와인, 추천받은 와인, 왠지 끌리는 와인 등의 이유로 가끔씩 구매하곤 한다. 그래서 집에 있었던 와인들이 꽤 있었는데, 혼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친구가 와인을 엄청 잘 먹을지도 모르니, 할인하는 괜찮은 와인을 2개 더 샀다.
하지만 친구와 막상 먹은 건 1병도 다 안된다는 사실! 술 과하게 먹으면 힘들어요~
친구가 5시 반에 온다고 해서, 슬슬 준비를 해보았다.
우리 집에 오는 귀한 손님인데!
멋진 대접을 해줘야지!!
주 5일을 열심히 일했으니 편히 쉬라고 꽃길을 만들어줘야겠다~
그래서 친구를 위해 프러포즈 같은... 꽃길을 만들어보았다. 친구야 설레지??
우리 꽃길만 걷자 친구야~
와인파티는 분위기가 생명이지!!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
마음이 평안해지는 음악과 향초,
직접 만들어보는 맛있는 음식들,
함께 마음 나눌 우리 둘!
나는 이벤트를 해주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정확히는 이벤트를 받으며 기분 좋아할 상대 표정에서 뿌듯한 행복을 느낀다.
이제 친구를 기다리고, 드디어 친구가 왔어요!
짜잔~
친구 어리둥절? 친구가 꽃길 걸으며 당황과 감동을 한 것 같다! 뭐지? 이게 무슨 일?
친구의 그런 반응이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결혼을 하여 남편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은 이런 재미난 이벤트 해주고 싶은데! 알콩달콩 재밌게 살 텐데!
아쉽게도 해줄 사람이 없다. 이런 이벤트는 신혼 때 많이 해보고 싶었지만, 내 인생에 없을 수도 있는 미래일 수 있으니 지금 즐길 수 있을 때 재밌게 즐기는 것이 좋다. 이렇게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에 감사하면, 자칫하면 우울해질 수 있는 기분을 잘 잡을 수 있다.
친구와 꽁냥꽁냥 함께 먹을 요리를 해본다.
집주인은 해물 누룽지탕을 해주기로 했다. 크림파스타랑 해물누룽지탕이랑 누들떡볶이 중에 선택하라고 했는데, 역시나 쉽게 맛보기 힘든 해물 누룽지탕을 선택할 줄 알았지~
친구는 와인과 함께 먹을 치즈를 많이 사 왔다. 옆에서 팽이버섯을 자르고 카나페를 만들었다. 카나페를 위해 김치찌개용 참치캔으로 줬는데, 더 짭짤하니 맛있다!
쉐킷쉐킷 해물누룽지탕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하나씩 준비되는 맛있는 음식들.
요리를 맛있게 준비했으니, 본격 파티 타임~
쫑알쫑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먹으니 요리들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눈을 사로잡는 예쁜 모양의 치즈들도 맛있고, 쪼르륵 홀짝거리는 와인에도 설렌다. 분위기에 취한다.
집에 있는 메로나 소주와 빠삐코 맛 소주를 꺼내본다. 이전에 특이해서 하나씩 사보고 친구들이 놀러 올 때면 한 번씩 맛을 보곤 한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아이템!
타로카드 자격증이 있어 타로를 볼 줄 아는 집주인은 친구에게 연애운을 봐주기도 한다.
어라, 이번엔 친구가 연애운이 좋아요! 저번에는 벼락 맞은 탑 카드가 나오더니만, 이번엔 하트하트 풍요의 여신이 나왔다. 곧 좋은 인연이 생기려나보다! 은근히 잘 맞아서 친구들 사이에 신임을 받고 있는 집주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