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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Jan 29. 2023

'사랑의 이해'...이게 사랑 맞아요?

당신은 사랑 하나로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나요

우리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고 말하는 '건축학개론'에서의 사랑은 첫사랑이었기에 서투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사랑은 능수능란할까. 세 번째, 네 번째 사랑은 더더욱 완벽할까. 그렇다면, 카사노바는 사랑의 달인인가. 아니, 카사노바의 행위는 흔한 일반인의 사랑법과는 다른가.


'사랑'이라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지고지순한 마음가짐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기에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해졌다고도 한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나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었을 것이고, 부족하나마 내 아이들에게 내가 해주고 있는 것도 사랑일 것이다.


JTBC에서 방영하고 있는 '사랑의 이해'는 네 명의 남녀 간 사랑이야기다. 언제부터인가 금수저 흙수저로 계급을 나누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네 명의 남녀 간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은행에서도 잘 나가는 직원, 홀어머니 아래서 명문대를 나와 정규직으로 일하는 은행원, 고졸로 입사해 정규직을 꿈꾸는 은행 직원, 경찰공무원 합격을 위해 공부하지만 생활고로 인해 은행 청원경찰로 일해야 하는 임시직 직원. 그들이 가진 꿈은 각자 다르지만,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회인이다.


드라마에서도 비교하듯 보여주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공간도 계급의 일부고, 아침에 눈을 떠 내다보는 풍경도 계급이고, 모닝커피의 종류도 계급으로 분류된다. 그렇게 다른 계단에 서있는 그들이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사랑하며 감당할 수 있을까.


상수는 수영을 사랑하지만, 잠깐 망설이는 모습에 수영은 실망하게 되고, 종현은 첫눈에 수영에게 반한 상황이다. 여기에 상수의 대학 후배 미경이 나타나서 상수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세상사 모든 것이 그렇지만, 사랑 또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바보같이! 상수야, 그냥 미경이 사랑을 받아줘! 그게 지금의 너에겐 최선이야!"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상수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본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상수에게 먹힐 리 없다. 이미 상수는 사랑이라는 변수에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으니까.


상수가 미경의 마음을 받아줘서 양가 부모의 축복 아래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살고, 정규직이 된 수영이 경찰시험에 합격한 종현이와 백년해로를 이루게 된다면, 이렇게 재미없고 진부한 사랑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싶다. 만약에 '사랑의 이해'라는 드라마가 그런 스토리였다면, '사랑의 오해'나 '사랑의 몰이해'라는 소리는 듣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비혼주의자 이팀장, 사랑의 기억이 저 멀리 아련하다는 서팀장, 새로 사랑을 싹 틔우는 마대리와 배계장, 미래의 처가 퍼세식 화장실 때문에 첫사랑을 떠나보낸 석현이, 뜻하지 않게 첫사랑과 헤어졌지만 사랑학 박사급의 면모를 보여주는 경필 등이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이해는, 그 옛날 우리 부모님들의 사랑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쨌거나 '사랑'이라는 단어는, 동서고금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설레게 만드는 단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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