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이야기

"준비하실게요."는 맞는 말일까

by Jonx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오셨고요..."

"준비하실게요."


대한민국 민법은 1958년 2월 22일에 공포되어 196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현행 표준어 규정은 1989년부터 시행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읍니다'가 '습니다'가 되었고, '짜장면'이 '자장면'이 되었다가 다시 '짜장면'이 되었다. 이는 '표준어'라는 특성상 시대상을 반영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들어 존댓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학교 때 배웠던 압존법, 존비어, 하오체, 합쇼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존댓말은 바르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년 전부터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 여러 개 중 앞글자만 따서 쓰는 극줄임말이나, 긴 말을 압축적으로 쓰는 비속어적 말은 주위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사용하기에 제외하더라도, 기본적인 존댓말을 제대로 듣고 싶은 꼰대의 바람이랄까.

얼마 전, 어떤 행사의 진행을 맡은 30대 초반의 여성이 "준비하실게요."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준비하실게요? 굉장히 낯설게 들렸다. 우리 세대 때면, 준비하세요 혹은 준비하시면 됩니다, 준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도의 높임말을 썼을 텐데 "준비하실게요"라니. 내게는, 진행 순서는 이렇게 정해져 있으니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니들은 빨리 준비해!로 들렸다.(살짝) 해서 오는 길에 가족들에게 내 의견을 물으니, 다들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정답 같은 말을 듣지 못했다.

표준어는 바뀐다. 시대상과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처지에 있는 것이 표준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표준어 규정 타령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악법도 법이라고 지킬 것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사, '갑분싸 표준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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