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던 중,
골프 웨어 광고를 보던 아내가 "골프는 한쪽 방향 운동이라 허리니 뭐니 다치기도 많이 하고 그러는 것 같아"라고 하길래,
"그래서 내가 골프를 안 하는 거야. 대신 술을 마시지. 술잔은 양손을 쓸 수 있거든"이라고 말했다.
잠시 정적,
예전 같으면,
1. 작작 좀 마셔
2. 그동안 먹은 술값이면 강남에 건물을 샀겠다
3. 그러다 아프면 누굴 고생시키려고
라면서 눈을 흘겼을 텐데, 20년을 넘게 같이 살다 보니 아내의 내공도 일체유심조 사상에 이른 듯하다.
'여보, 조금만 기다려. 인천에 배만 들어오면 호강시켜줄게.'라고 할까 생각 중일 때, 적막을 깨는 아내의 한 마디.
"말이나 못 하면."
범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