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7박 8일 느낀 점

나의 상처에 햇살이 내려앉았다.

by 치기


분명 비행기를 타고 떠났는데 또 다른 한국이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메뉴에도 한국음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 들려오는 한국말들이 굉장히 많았다.


조식 먹을 때 외국인이 빈 접시만 들고 뱅글뱅글 주변을 맴도는 게 안쓰러웠다. 하지만 이건 어느 나라가 사람이 왔어도 먹을게 한정적이긴 할 거다. 본국 사람은 달랐으려나. 참고로 5성급이다.


조식 첫날 먹은 파인애플을 다음날 또 먹으려 했는데 그 후로 나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파인애플만 먹었나 보다.


웬만하면 먹는 나지만 그렇다고 여기 음식이 맛있다! 하고 만족스러웠던 것도 없었다. 아참, 유일하게 한국에서 망고를 잘 안 먹는데 여기선 매일 먹었다.


면음식은 대체로 심각한 오버쿡이라 식감이 전혀 없었다. 죽을 먹는 느낌. 배고파서 먹는다.


호객행위는 길을 나서거나 호텔 앞 선베드에 누워있으면 쉴 새 없이 들려왔고 한국말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밖에서 손님을 끌어모으는데 더운 날씨에 땀 닦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다. 나는 한 바가지인데.


길 강아지들은 피부병 안 걸린 애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더위에 축 늘어져서는 뒷발로 등을 벅벅 긁거나 잠을 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땐 바로 옆에 사람과 주택들이 즐비해있는 시골길이었는데 고속도로처럼 쌩쌩 달리며 역주행이 난무하여 누구라도 다칠까 봐 심장이 조마조마했다. 완공이라고 보기 힘든 자재들이 널브러진 주택들이 전부 사람 사는 집이었다는 것에 놀랐다. 큰 버스는 유명인사라도 되는 것 마냥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 손인사를 하기도 했다.


저녁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백발 노년 외국인 남성과 젊은 필리핀 여성 커플이 많이들 보인다. 새삼 대학생 때 잠시 여행으로 왔을 때랑은 보이지 않던 게 보이게 된다.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교통편을 이용할 때 자는 시간보다 멍 때리는 시간이 잦아졌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있는 동안 태닝을 많이 하고 싶어서도 있지만 더운 나라이기도하고 아침해가 빨라 자연스럽게 눈을 뜨게 된다.


매일같이 수영을 했다. 물속에서 잠수하며 부드럽게 몸을 움직였다. 그러다 지치면 책을 읽고 맥주와 음료를 마시는 순간 속에 있는 내가 행복 자체는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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