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재생

by 치기


특정 곡에 빠지면 무한 재생하는 버릇이 있다.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질릴 만도 한데 명곡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책이든 영화든 아무리 좋았어도 2번 이상 보는 경우가 드물다. 음악은 짧은 시간 내 폭발적으로 압축시킨 청각적 드라마와 영화 같달까. 가슴에 깊게 새겨져 악기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게 된다.


보컬레슨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무한 재생하는 습관이 더 잦아졌다. 이번 음악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 김윤아> 곡이다. 원래도 자주 듣던 곡이라 멜로디와 가사는 얼추 익숙했지만 막상 부르려 하니 가사를 보고 불러야 하거나 끝으로 갈수록 음을 잘 알지 못했다. 이소라 님 다음으로 김윤아 님의 음악적 스타일을 내 생활에 가까이하고 있다. 거의 2주 내내 한 곡만 주야장천 듣는데도 음이나 가사를 완벽히 외우지 못하는 내 상태를 발견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출퇴근길에, 집에서 글 쓰며 틀어놓는다. 매번 집중해서 들은 건 아니지만 집중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쯤 되면 알아서 머릿속에 들어올 만도 하지 않나? 싶지만 아니다. 역시 무엇이든 배우기 위해서는 집중하고 따라 하고 곱씹어야 한다.


한창 영어공부 할 때 주변 환경에 영어를 많이 노출시키면 도움 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일단 무지성으로 팟캐스트를 틀어놨는데 이러나저러나 영어가 잘 들리지 않은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역시 집중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출시키는 건 포기하면 안 된다. 일단 계속 틀어놓다 보면 가출했던 집중도 결국 돌아와서 조금이라도 듣게 되고 익숙해진다. 집중이 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건 분명히 유익한 것이다.


어제 보컬레슨에서 노래를 부를 때 칭찬을 받았다. 듣기만 하는 것으로도 일주 전과 후의 실력 차이가 많이 난다고 인정하셨다. 부르는 연습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지만 압도적으로 듣는 시간이 많았기에 칭찬받아서 기분은 좋았다. 이젠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게 아닌 체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김윤아 님의 가사 전달력을 위한 숨소리, 강약조절, 발성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결론은 무한 반복만 한다고 해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집중과 반복은 함께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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