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함이 없는데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덩그러니 혼자가 된 것 같은 때가 있다.
시간도 장소도 어딘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소리를 내보아도 소리치는 모습만이 존재할 뿐 듣는 이 없어.
내가 소리를 내고 있는 건지 흉내만 내고 있는 건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저 멀리 뭔가 보이는 건 분명한 것 같은데 딱 잘라 보인다고 하기엔 희끄무레한 것이 분명 나인데 내가 나를 보고 있다.
저건 나인데 분명히 나인데,
나는 여기 있는데 저것도 나야.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어서 멍하니 바라만 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에 또 멍하니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