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개의 의심

by 이불킥

김도현은 작은 등잔불 아래에서 서류철을 펼쳐놓고 앉았다.

지하실은 여전히 축축하고 차가웠다. 벽을 타고 올라오는 습기 속에서, 그는 마음속 의심을 정리했다.


첫째, 정철.

조직의 리더로서 열정적이고 조심스러웠지만, 요즘 들어 자주 혼자 움직였다.

작전 정보는 원칙적으로 그의 손에 가장 먼저 들어간다.

그런데 며칠 전, 그가 만났다는 ‘조선총독부 관료의 먼 친척’은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둘째, 송애진.

지식인 출신. <독립신문>에서 밀정 활동을 하며 일본 정보들을 수집했다.

하지만, 그녀의 과거는 언제나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때 일본 고등계 형사인 다나카와 개인적인 관계가 있었단 소문도 돌았다.


셋째, 박하림.

조직에 들어온 지 한 달 남짓.

선배 독립운동가의 추천서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그의 가족이나 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말이 적었고, 감정 표현도 드물었다.

그런 사람이 한 번 웃었다

사라진 문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였다.


도현은 조심스럽게 송애진을 다시 불렀다.

그녀는 이미 젖은 코트를 벗고, 낡은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있었다.


“문서,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죠?”


“삼일 전. 정철이랑 같이 이 방에서 봤어요.”


“그날, 이후로 누가 여기에 들어왔는지 아세요?”


애진은 눈을 내리깔았다.


“……아마 박하림. 그날 저녁, 정철이랑 다투고 나가더니, 새벽에 혼자 돌아왔어요.

지하실로 내려오는 걸 봤죠. 하지만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냥... 그런 성격이잖아요.”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기억 속에서도 하림은 유난히 새벽에 움직였다.

사람들이 졸고 있을 때, 그 혼자 깨어 있는 남자.

책을 읽는다고 했지만, 무엇을 읽는지는 아무도 본 적이 없다.


그때였다.


지하실 위쪽에서 기척이 났다.

마룻바닥 위를 누군가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낡은 나무가 삐걱이며, 누군가 방 안에 멈춰 선 소리가 났다.


그리고, 갑자기.

무언가 문틈 아래로 밀려 들어왔다.


도현은 재빨리 그것을 집어 들었다.

작은 쪽지였다.

거기엔 단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목적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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