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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헌 Feb 21. 2022

여로(旅路)

소소한 추억 여행기

83. 목포는 항구다, 두 번째 방문기, 2020-2022


2020년 유튜브를 찍던 셋이

잠시 머리를 식히자고 떠난 곳이 목포였다.

우리 주제가 '근대문화'였으니

근대문화유산의 보고 목포는 적절한 장소 섭외였다.


2년 전에는 섣불리 도전한 홍어회에 당하고?

국밥에 감동하며 1박 2일이 지났으되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욕구가 컸다.


이번에는 1년에 한두 번 여행으로 뭉치는

선후배 4명 한 팀으로 갔다.

다행히 두 사람은 전라도 사는 사람들이니

먹거리나 교통에 안심이 된다.


가자마자 유달산(儒達山)부터 찾았다.

성큼성큼 나는 바다 풍경을 보며

산을 올랐다.

일행은  풀에 지쳐 포기했는데 

겨울 바닷바람이 셌다.

해방 228미터이니 정상까지 계단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모두 정자  개가 있었는데 고도가 오를수록 

풍경이 여간 아니다.


가장 높은 정상 정자는 유선각(儒仙閣).

편액 글씨는 신익희 선생이 썼다고 적혀있다.

파란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해공(海公) 신익희(申翼熙)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필체가 

목포의 꼭대기 픙광 어울린다.


전라도의 중심지, 혹은 근대 개항의 상징,

목포를 유달산은 증거하 무대였.


'목포의 눈물'이라는 노래에

구슬피 었던  흔적이 여기서 생생하게 느껴진다.

센치해져서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산 밑에는 아이보리 색의 아름다운 암석과 함께

노적봉 기념비가 자리한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온통 바위와 돌의 향연,

돌산이다.



산을 내려가 찾은 곳은

근대유산, 적산가옥이 많은 거리,

구 동양척식 목포 청사이다.

호남평야 수탈의 상징이다.

마침 독립운동가 전시가 2층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당시 총독들의 기념비가 실물로 있었다.

미나미 지로와 데라우치 마사다케가 이곳 목포에 들러 기념 비석을 세운 것이다.

이순신의 노적봉과 목포항에서 실어 나른 미곡까지

목포는 일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이다.


잠시 들른 숙소 근처 수제 찻집은 작고 은은했는데,

여주인 혼자 정성스러운 차를 내놓는다.

목포의 정취를 예서 또 한번 느꼈다.



저녁을 탕탕이와 볶음으로 낙지전문점에서 먹고

방역 10시 타임에 맞추어

아쉬운 야식을 한번 더 콜 한 곳이

목포 전남의 상징 홍어집.

세명은 홍어에 자신이 없어 홍어라면을 시켰는데

이마저도 장난은 아니다.


싸한 홍어 삭힌 향이 코를 찌른다.

소주가 국물과 앙상블을 이룬다.



언론에서 많이 알려진 창성장에 숙소를 정했다.

예약은 쉽지 않았은데 다행히 방 세 개를 얻었다.

이튿날은 마침 새벽부터 눈이 내려

눈과 거리가 먼 부산사람들이 눈호강을 했다.

60년대 여관 이름 그대로 장소를 개조한 것이라는데

깔끔하고 직관적인 인테리어들이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 손혜원의 손길이 느끼게 한다.


 주의할 것은 여기는 여관이 아니라 

게스트 하우스이다.

게스트 하우스 기준에서 가성비가 있는 것이지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면 곤란하다.


그리고 자고 나면 느낀다.

뭔 투기냐?

여기 이런 공간을 만든 것만 해도

훌륭하다,라고.

목포는 항구이고

목포는 홍어이다.

목포는 옛날이야기이고

목포는 국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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