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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헌 Aug 30. 2021

여로(旅路)

소소한 추억 여행기

23. 넉넉한 어머니의 품, 금정산 산행 2006~2021


산이 많은 부산(釜山)에서

가장 크고 넓은 산이 금정산(金井山)이다.

(부산의 산:장산, 개좌산, 구봉산. 가야산,

금련산, 황령산, 쇠미산, 배산 등 수십 개)  



그중 금정산은 낙동강과 도심 사이에 걸쳐있다.

당연히 낙동강과 해운대가 보이는 풍광을 자랑한다.

높지 않고 수려하다.


절과 약수터가 수십 개이며,

등산로만 비공식적으로 100개는 될 듯하다.

주말이면 사람으로 넘친다.

금정산 좌로 양산 김해 낙동강이 우로 동래 해운대가 있다.

왜란으로 홍역을 치른 조선이

후기에 금정산성을 쌓았고

덕분에 정상은 평평한 길이 있어 걷기 좋다.



남쪽 지방 산들의 특징은  지방 촌놈이 

보기에 이러하다.


1. 나무들이 다 길쭉하고 큼직큼직하다.

서울 소나무 참나무에 비하면

길이가 두배는 되어 보인다.


일조량 풍부하고 기온이 따듯하고

해풍이 불어 그럴 것이다.


2. 정상에 억새가 많다.

그래서 예전 창녕 화왕산에서는 

억새 태우기도 했었다.

가을에 정상에서의 억새는 또다른 운치를 자랑한다.


3. 정상에 막걸릿집이 20년 전만 해도 많았다.

산 정상에 올라 막걸리 한 잔과 국수 먹는 것이

버릇이었다. 그만큼 많았다.

당연히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


4. 이곳 사람들은 의외로 막걸리를 좋아한다.

시원이니 대선이니 소주와 맥주도 좋아하지만

어르신들 생탁 병 들고 다니시는 모습 흔하다.

윗 지방엔 소주병을 주로 들고 다니시는데...


암튼 집이 금정산 자락 아래 있어

자주 올랐다.


거짓말 보태 100번은 올랐을 것이다.

특히, 새해 여명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주말에 혼자 뚜벅뚜벅 걷는 걸 좋아하는데,

최근엔 등산로와 절을 탐색하며

또는 유튜브 영상도 대충 만들기도 한다.


 https://youtu.be/qiiLtoDcAog


금정산 절과 등산로 지도를 퇴직하기 전에 

만들 요량이다.


산은 금정구 범어사 동래 쪽이 좀 가파르고 짧다.

짧은 남쪽은 3,40분이면 올라간다.


반대로 화명 낙동강 양산 쪽은 완만하고 길다.

잘못 그쪽으로 내려갔다가는 관절 곡하는 

소리를 듣기  좋다.

올봄 정상에 올라 끄적거려 봤다.

산은 의외로 깊고 깊어서

나도 3번이나 길을 잃어봤다.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정해진 길만 가야 한다.

암벽 타기 하다 목숨을 잃는 곳이 이곳이다.


금정산 허리쯤은

일제강점기 부동산업자가 만든 금강공원이 있다.

산을 자기 정원으로 만든 못된 

졸부의 취미공간이었다.

암튼 거기엔 오래된 케이블카도 있다.


넉넉하고 어머니 품처럼 따듯하다.

큰 바위가 많고 금샘 같은 볼거리도 있다.

천천히 정상 길을 걷다 보면 좌우로 

낙동강과 해운대 바다가 보이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


산 밑에 사니 여러 가지 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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