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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재 Feb 28. 2024

김밥 Day

한 공간에서 따로따로  < Life 레시피 >

가족이 모두 집에 있다.


이런 날이 흔치 않아 괜스레 기분이 좋다.

한 공간 안에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행복하다.

그러나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할 시간은 없다. 나만 빼고 다들 바쁘다. 남편은 너무 바빠 회사에 가는 시간조차 아끼느라 집에서 일을 한다. 딸아이는 시험이 코앞이라 공부하러 집 앞 카페에 나가 있다. 저녁 먹으러 들어온단다.

이런 날, 두 사람에게 안 바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딱 하나 맛있고 간단한 저녁이다.


맛있고 간단한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김밥!!!


특별히 신경을 써서 하기보다는 집에 있는 재료들로 뚝딱 만들어내는 반찬 김밥(반찬에 따라 김밥의 이름이 달라진다는 점), 두부와 쪽파가 송송 들어간 심심한 된장국이면 끝이다. 여유롭게 5줄 정도 말면 더 먹을 사람은(대부분 남편이지만 ㅋ) 더 먹고 한다. 그것도 한자리에 앉아 먹는 것이 아니라, 각자 먹을 만큼 썰어서 각 접시에 된장국과 함께 배급(?)을 주면 일하다가 각자가 알아서 먹는다. 그리고 나도 혼자 행복하게(?) 먹는다. 각자가 먹은 그릇은 알아서 싱크대로 가져오거나, 아니면 일 끝날 때까지 서로 신경을 안 쓴다.


그림 : 김자민

남편은 남편대로,

딸은 딸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알아서 한다.

그리고

각자 알아서 잔다.


그래도 좋다.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



소분해 둔 냉동 육수 해동하기


전에 준비해 둔 냉동 육수를 냉동실에서 꺼내 해동시킨다. 해동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김밥을 싸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날 냉장실에서 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오늘처럼 갑자기 필요할 경우에는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해동시킬 수도 있고, 미지근한 물에 담가 해동시키면 빠르다. 단, 이렇게 해동시킨 것은 오늘 안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래 두면 상하기 때문이다.


김밥 재료를 찾아서 냉장고 뒤지기


김밥은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먹다 남은 제육볶음이 있는 날은 상추와 함께 <제육 김밥>을 싼다. 각 종 나물이 있는 날은 <나물 김밥>, 거의 아무것도 없는 날은 김치를 넣어 <김치 김밥>을 싼다. 오늘도 <김치 김밥>이다. 마침 어제 만들어 놓은 볶은 김치가 있어 딱!이다.


김밥에 들어갈 재료  


김밥 김 5장, 계란말이, 단무지, 어묵 볶음, 볶은 김치, 양념된 밥(5 공기)


된장국에 들어갈 재료  


육수 500ml, 된장 한 큰 술(밥 숟가락), 국간장 1ts(또는 액젓), 양파 1/4쪽, 두부 반모, 마늘 빻은 것(3개), 파 썬 것


계란말이 만들기


1. 계란 5알(식구는 3명인데 5알 ㅎ. 꽤 많은 것 같지만 김밥 재료가 풍성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양을 준비한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을 넓은 볼에 넣어 알근이 없어질 때까지 풀어놓는다.

2. 먼저 프라이팬을 예열한 한 뒤에 약불로 불을 조정한다.

3. 예열된 프라인팬에 계란물을 조금 부어 프라이팬에 계란물이 고루 가도록 돌린다(계란물의 양은 프라이팬 전체에 얇게 깐다는 개념으로 양을 조절하면 된다. 말은 쉬운데 사실해 보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면 자기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그때까지 시행착오를 하며 경험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선생!).

4. 3의 계란물 중에서 가장 먼저 익은 듯한 곳부터 뒤집개를 이용해 말아가기 시작한다.

5. 4의 것을 거의 다 말아갔을 무렵(안 만 부분이 약 5cm 정도 남았을 때), 그곳에 계란물을 또 붓는다.

6. 5의 계란물이 익어갈 무렵 또 뒤집개를 이용해서 만다.

7. 위의 4∼6의 과정을 반복해서 하다가 계란물이 다 없어지면 계란말이 완성!!!

8. 식은 계란말이를 김 크기에 맞게 길게 자른다.


어묵 볶음


1. 어묵을 김밥 길이처럼 길게 자른다.

2. 예열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뒤, 어묵을 넣고 볶는다.

3. 불을 약불로 조절한 뒤에 2에 간장과 조청(또는 올리고당 등), 참깨를 넣고 불을 끄면 완성(나는 음식의 단맛을 내기 위해 주로 조청을 사용한다. 나는 조청을 쓸 때 구수한 단맛과 질리지 않는 단맛이 좋다).


김치 볶음


1. 김치를 김에 맞게 썬다

2. 예열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김치를 넣어 볶는다.

* 김밥에 김치를 넣을 때, 김치를 흐르는 물에 씻어 참기름과 참깨를 넣고 조물조물 묻혀 넣어도 굿!!!


밥 양념하기


1. 흰밥을 다른 때와 달리 고슬고슬하게 짓는다.

2. 식초, 약간의 설탕(나는 주로 원당을 쓴다), 소금을 섞어 놓는다.

3. 뜨거운 밥에 위의 2를 조금씩 부어가며 한 김 식힌다.

4. 3에 참기름을 넣어 완성한다.


김밥 말기


1. 김발(김밥을 마는데 쓰는 도구. 없으면 손으로 직접 말아도 됨)에 김 한 장을 가지런히 놓는다.

2. 1에 전체적으로 양념된 밥을 얇게 펴서 깐다.

3. 2에 단무지, 자른 계란말이(다른 재료의 50% 정도로 양을 많이 한다), 어묵 볶음, 볶은 김치를 넣고 만다.

4. 3의 다 만 김밥을 연결 부분이 바닥에 가도록 하여 평평한 접시에 둔다(김의 연결 부분이 바닥에 닿도록 두어야 김밥이 풀어지지 않는다).

5. 김밥을 다 만 뒤, 참기름을 조금 칠해 맛과 윤기를 더해준다.


된장국 만들기


1. 해동시킨 육수에 빻아놓은 마늘과 양파를 굵게 다져 넣는다.

2. 1에 된장 한 큰 술을 넣어 풀어지도록 골고루 섞는다.

3. 2에 국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4. 3이 끓으면 깍둑썰기로 썬 두부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5. 4가 끓으면 불 끈 상태에서 송송 썬 파를 넣으면 구수한 된장국 완성!


따로따로 김밥을 먹지만,

한 공간에서

모두 배부르니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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