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김밥 < Life 레시피 >
남편이 무지 바쁜가 보다.
3월 1일 국경일, 게다가 토요일, 노트북을 켜고 거실에 앉아 일을 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방에 들어가서 하면 좋으련만 컴퓨터가 엑셀 프로그램을 읽지 못한다고 거실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왔다 갔다 번잡스럽게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이미 양평이나 백운호수 같은 곳에 가서 멋진 풍경과 함께 점심을 먹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멍을 때리며 차 한잔하고 있을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 점심은 뭐로 하지?’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팽팽 돈다.
분명 남편이 옆에 있긴 한데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도무지 헷갈릴 정도로 남편은 노트북에만 온 정신을 팔고 있다. 화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모르는 서운함(?), 아니 뭐랄까??? 섭섭함(?)… 도무지 모르겠다ㅠㅠㅠ. 어쨌거나 약간은 한쪽 구석이 허전한 마음을 단단히 부여잡고 점심 준비를 시작했다. 아마도 오늘 같은 날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년간 경험한 바로 ㅠ.
그렇다면 점심 메뉴는 단연코 ‘김밥’이 최고!.
그것도 남편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생 연어를 넣은 <연어 김밥> ㅋ. 남편을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좀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만한 일석이조가 없을 듯 ㅋ.
사실 남편은 생선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비린내가 난다고. 그렇다면 주말에다 공휴일인 오늘 같은 날 나랑 놀아주지 않고 일만 해대는 남편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중? ㅋ. 그건 아니다. 그냥 허전한(?) 내가 생 연어가 먹고 싶고, 바쁜 남편에게는 아마도 ‘김밥’이 최고일 테니,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연어 김밥>으로 정하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ㅎㅎㅎ.
생 연어와 어울릴 재료들…
생 연어 200g, 김밥 김 3장, 하얀 쌀밥 3인분, 오이 1개, 양파 반 개, 달걀지단 1장, 아보카도 반 개, 무순 30g, 단무지 3개, 고추냉이, 양조간장, 단촛물(식초, 설탕, 소금), 참기름
하얀 쌀밥 3인분이 반드시 필요해!
나 혼자 먹는다면 쌀밥 1인분이라도 넉넉하지만 남편이 많이 먹는 고로 반드시 3인분이 필요하다 ㅎ. 여기서 아주 중요한 Tip) 밥을 안칠 때 다시마 2, 3장과 올리브 오일을 한, 두 방울을 떨어뜨려 밥을 하면 밥이 더 고소하면서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여간 맛이 있는 게 아니다.
재료들을 차례대로 손질하며 스트레스를 화악~!
1. 제일 먼저 양파를 얇게 썰어 차가운 물에 담가둔다. 약 30분이 지난 후 물기를 제거해 준다.
이 과정은 양파의 맵고 아린 맛을 없애주기 때문에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2. 달걀지단을 최대한도로 얇게 부쳐 얇게 채 치듯이 썬다.
3. 오이를 약 7cm 정도 길이로 잘라 곱게 채 치듯이 썬다.
4. 단무지도 1의 크기 대로 똑같은 방법으로 썬다.
5. 아보카도는 씨를 발리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썬다.
6. 연어를 김밥 김 길이에 맞게 자른다. 굵기는 위의 재료들보다 약간 굵게 썰어 레몬즙을 살짝 뿌려준다.
* 가장 중요한 점 : 재료들 모두 곱게 채 치듯이 썰어야 연어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하얀 쌀밥에 마법을 건다!
1. 단초물을 아래와 같은 비율로 단초물을 만든다.
식초 : 설탕 : 소금 = 1 : 1 : 1/10(나는 시중에 파는 파인애플 식초로 대신한다)
2.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쌀밥에 1을 넣고 잘 섞이도록 버무린다.
3. 2에 참기름을 살짝 넣고 버무린다.
터지지 않게 돌돌 잘 말아볼까나!
1. 김 한 장에 고루 밥을 올려 얇게 편다.
2. 위의 곱게 채 썬 재료들을 1 위에 차례대로 올려놓는다. 무순도 마지막으로 올려놓는다.
3. 좀 더 매운맛을 즐기고자 한다면 2의 위에 고추냉이를 넉넉히 얹는다.
4. 김밥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돌돌 만다.
여보, 아무리 바쁘더라도 < 연어 김밥 > 드시면서 일하세요~~~^^
비린내 난다고 연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연어 김밥>을 먹으며 엄지 척! 을 한다ㅎ. 기분이 막 좋아지려고 하는 순간 남편의 시선이 곧바로 노트북으로 향한다 ㅠ. 뭐야! 맛을 제대로 느끼면서 표현하는 거야! 아님 미안한 마음에 냅다 아부를 떠는 거야!
나 원 참 ㅋ.
그러나 저러나 < 연어 김밥 > 너~~~ 무 맛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