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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신앙 일기 2 >

by 이숙재

이른 아침 고요한 성전에 앉아 하나님에 대한 나의 사랑에 대해 묵상하게 되었다.


‘사랑?’

‘하나님을 향한 나의 사랑?’

‘과연 어느 정도일까?’

‘내가 정말로 하나님을 사랑하긴 하는 건가?’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대학 2학년, 교회 여름수련회에서 하나님을 처음으로 만났다.

하나님을 만난 그 순간 세상이 정말로 달라 보였다. 지금껏 내가 발을 담그고 살아온 현실의 세계가 마치 동화 속 파라다이스처럼, 천국(천국을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처럼 느껴졌다.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가슴 뛰는 그런 곳이었다. 분명 하나님을 만나기 전 그 환경, 그 모습 그대로였지만, 모든 것이 평온한 빛을 머금고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 내 곁에 계신다면 외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어 보였다.


‘그땐 그랬었는데…’

‘그땐 하나님만을 위해 살 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두컴컴한 성전 안에서 벌거벗겨진 내 모습이 보였다.

창피했다.

하나님을 저 멀리 세워두고(마치 바알과 아세라 상처럼) 나의 안위만을 위해 울부짖었던 나.

죄송함에 눈물이 났다.

그러나 그런 나를 다독이시며 “괜찮다. 괜찮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


자녀도 되어 보고 부모도 되어 보면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변함없는 사랑은 아무리 배워서 하려고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아무리 노력해서 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그냥 저절로, 아니 본성으로 느껴지고 본성 대로 따라가는 하나님의 순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말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만 흐를 뿐 아래에서 위로 흐르지 못하듯이,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은 부모의 ‘내리사랑’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 아침

하나님의 사랑을 도저히 따라갈 순 없지만,

그래도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오롯이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 주세요!’

‘저렇게 해 주세요!’라고 목소리 높여 울부짖기보다는,

다윗처럼 오로지 하나님께만 집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에봇이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춤을 추는, 그런 다윗의 순수한 사랑을 되찾고 싶다.


첫사랑 때 느꼈던 순수한 그 감정대로, 어떤 계산도 하지 않고, 어떤 잔머리도 굴리지 않고

오롯이 하나님만을 생각하며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싶다.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시편 5편 3절)

내가 주를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지존하신 주의 이름을 찬송하리니(시편 9편 2절)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편 1절)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정하였사오니 내가 노래하며 나의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리로다(시편 108편 1절)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시편 146편 2절)


https://youtu.be/wvZ_szBPa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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