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만나요
엄마, 잘 지내죠?
천국은 어때요?
아버지와 그곳에서 만나 잘 지내죠?
나도 잘 지내고 있어요!
벌써 8년이 되어가고 있네요.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세월이 흐르면 대부분의 기억들이 희미해지건만 엄마와의 추억 자리는 더욱 또렷해져 가기만 해요.
엄마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이상하리만치 부드러운 느낌에 순간 감정이 멈추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 엄마의 손이 원래 이렇게 부드러웠구나!’
내 생각에 엄마의 손등은 거북의 등 같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늘 밭에 나가 대파를 뽑아 다듬고, 씻고, 묶어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기 때문에 물 마를 날이 없었죠.
그래서 엄마의 손은 원래 거친 게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던 거죠.
참, 생각이 짧은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아무것도 분간하지 못하고 엄마는 내 엄마니까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등을 어루만지며 ‘이게 바로 엄마 손이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여자로서의 엄마의 삶에 눈물이 났어요.
예쁜 네일 아트는 아닐지언정 삶의 고비고비를 넘느라 거친 손을 어루만질 새도 없이 마구 달려온 우리 엄마.
걸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엄마는 쉴 수 있었고 거칠었던 손은 곱디고운 손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어요.
아직도 그때 느꼈던 엄마의 부드러운 손등, 따뜻한 체온이 내 가슴에 남아 움직이고 있어요.
엄마, 이 생에서는 참 못된 딸이었지만, 천국에서 만나면 내게 어리광도 부리고 떼도 쓰세요.
참지만 말고...
엄마로서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엄마의 빈자리에 위로가 되어 보도록 노력할게요.
100% 자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자녀를 키워본 덕에
조금은 엄마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눈물 흘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 그때 만나요!
잘 지내요~~~, 엄마!
* 2017년 5월 16일.. 우리 엄마(친정 엄니)88세.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영원한 집,
하늘나라로 가신 날입니다.
보고픈 엄마를 생각하며
5월 16일까지
엄마와의 추억을 그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