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두부김밥' <Life 레시피>
갑자기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갑자기
불현듯
……
언제나 내 마음인 듯
먹고 싶으니 하는 수밖에 ㅋ.
사 먹자니 너무 달고 짜고…
번거롭긴 하지만 직접 해 먹는 수밖에 없다.
고생 할 손보다는 온몸으로 느낄 행복함에 자리를 박차고 김밥 말이에 돌입! ㅎㅎㅎ
‘어떤 김밥을 해 먹을까?’하다가 언젠가 흑백요리사 2에 나온 선재 스님의 두부김밥이 생각났다. ‘그래, 오늘은 <두부김밥> 너로 정했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유튜브를 켰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지만 사찰음식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사찰 음식은 요즘 유행하는 단짠의 정석(?)을 전혀 따르지 않는다. 그보다는 각각의 재료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맛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속이 편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참 좋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각각의 재료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양념은 최대한도로 줄인다는 것이다.
‘왜 우리 기독교에서는 이런 음식들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을까?’라는 아쉬운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이 땅을 창조하실 때 식물은 식물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각각 창조하셨다. 선재스님의 <두부김밥>에 들어가는 두부, 시금치, 우엉, 당근 등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한 음식 재료들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세기 1장 11,12절)
하나님께서는 창조 셋째 날 이와 같은 식물들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그런데 요즘의 음식들을 보면 각각의 재료들이 갖고 있는 특징을 살리기보다는 자극적인 양념으로 뒤덤벅되어 있다. 너무 달고 너무 짜고 너무 맵고...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인 음식들로 인해 우리의 혀와 뇌가 마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좀 더 많은 양을 산출해 내기 위해 농약을 치고, 닭들을 좁디좁은 케이지 안에 집어넣어 옴싹달싹할 수도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 키워내고 있다. 사과도 닭도 온갖 스트레스로 건강하지 못하다. 그런 스트레스 덩어리들을 우리가 먹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선재 스님의 요리 방법 중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공조미료 대신에 천연조미료, 설탕 대신에 조청, 발효 식초, 참깨에서 짠 참기름, 들깨에서 짠 들기름, 하나님께서 해를 주셔서 바닷물에서 만들어내는 천일염 등을 이용해 만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재료들로 맛난 조미료를 만들어 이용하기 때문에 그분의 요리를 직접 맛보진 못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천연의 맛,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천연의 귀한 맛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재스님의 <두부김밥>을 직접 먹어볼 수 있다면 영광이겠지만,,, 그럴 기회는 거의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대로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분의 요리방법을 커닝해 가며 <두부김밥>을 만들어 보았다.
역시나 생각한 그대로 요리의 맛이 은은하고 담백했다.
내가 만들어 놓고도 한참을 자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게 눈 감추듯이 열심히 먹고 있던 남편도 연신 엄지 척을 한다.
마치 미백의 평온함이 가득 담긴 훌륭한 동양화 작품을 보는 듯, <두부김밥>을 먹는 내내 편안하고 평온함을 느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다.
나 자신이 담백한 <두부김밥>처럼 담백해지고 순해지는 듯 ㅋ.
<두부김밥>을 먹는 동안 내가 몸 담고 있는 기독교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각종 재료들로 하나님의 방법대로 요리하는 콘텐츠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각종 재료들을 이용해서 혀가 마비되지 않고 몸이 상하지 않는 음식들을 먹으며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담백하고 순한 음식들을 먹으며 우리들의 마음도 담백하고 순한 성품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 물어뜯지 않고 해하지 않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 선재스님의 <두부김밥>에는 달걀, 어묵을 사용하지 않았다. 달걀과 어묵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넣어 <퓨전 두부김밥>을 말아 보았다. 김밥은 냉장고를 열어 보이는 재료들로 그때그때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 흥미로운 요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