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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轉換)

생각하기 나름 < Life 레시피 >

by 이숙재

여기저기서 새로 집을 짓느라 난리다.

아침 7시밖에 안 됐는데 벌써 쿵쾅쿵쾅 망치 소리에, 쓰륵쓰륵 쇠 자르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다.

어떨 때는 아침에 클래식 음악조차 소음으로 들릴 때가 있어 가만히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아침을 맞는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 소리도 아닌 집 짓느라 들리는 온갖 소음들에 온몸의 세포들이 시끄럽다고, 못 살겠다고 소리 소리친다.

창문을 닫으면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요즘 날씨에 창문을 닫을 수는 없고, 에어컨을 켜자니 그것도 싫고 ㅜㅜㅜ.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눈을 감고 나를 맡겨본다.

쿵쾅! 쿵쾅!

쓰리~륵 쓰리~륵

거기에 매미까지 합세하여 ㅜㅜㅜ

‘으~ 정말!’

그동안 아름답게 들리던 새소리도 ㅜㅜㅜ

‘으~ 으~ 으~’


참고 참고 도를 닦으며 마치 누가 이기는지 내기하듯이 꿋꿋이 침대에 누워 있다.

그러다,

쿵쾅! 쿵쾅!

망치 소리가 들릴 때마다 망치를 잡고 있는 손이 머릿속에 그려져 간다.

……

이른 아침 땀을 뻘뻘 흘리며 망치질을 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

무거운 헬멧에 긴 작업복을 입고 지붕 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

잠시 후,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이 더위에 집을 짓느라 지붕 위에 올라가 일을 하고 있는데…’라는 생각과 시끄럽다고 징징대고 있는 내가 오버랩되었다.


‘그래, 망치 소리를 노랫소리로 생각해 보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망치 소리에 리듬을 싣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 거친 소리들이 아까보다는 조금 덜 거슬리게 들리는 것이다.

물론 노랫소리로 들리진 않았지만 ㅋ, 나름 리듬을 타니 들을만했다.

참,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더니… ㅋ.


훨씬 상쾌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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