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 Life 레시피 >
거사(巨:클 거, 事:일사) : 아주 거창한 일(아주 큰일)
큰일 : 규모가 크고, 하는 데 힘이 많이 들며, 그 미치는 범위가 넓고 중요한 일
정말 거사(巨事)다.
친정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김치 담그는 일은 정말 아주 큰일이다.
김치는 하루에 뚝딱 끝날 일이 아니다. 미리 전날 육수와 찹쌀풀을 쑤어서 식혀 놓아야 다음 날 김치 담그기가 훨씬 수월하다. 바닥에 떨어진 흙, 물이 튀는 것, 평상시 잘 사용하지 않는 큰 그릇들, 아무리 조심하려 해도 여기저기 튄 양념 등등… 번잡스럽기 그지없는 아~주 큰일, 생각만 해도 심란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열무김치>에, 열무김치를 넣고 김 솔솔 뿌려 무친 <열무 비빔국수>, <열무 물국수>를 먹을 생각에 꾹 참는다.
<열무김치> 담그는 일이 ‘놀이’가 되도록 노동요로 강산에의 노래 <툭툭탁>을 틀어 놓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5RYOmDKN2Ko&pp=ygUT6rCV7IKw7JeQIO2Ire2Ire2DgQ%3D%3D
♪ 툭툭탁 툭탁 툭툭탁 툭탁 툭툭탁 툭탁 가만있어 봐라
삶이 나를 살고 있는지 내가 삶을 살고 있는지
꿈이 나를 꾸고 있는지 내가 꿈을 꾸고 있는지
묘하고 묘한 바로 지금 ♪
마치 강산에가 내게
“툭툭탁 툭탁 툭툭탁 툭탁 툭툭탁 툭탁 가만있어 봐라
열무가 너를 다듬고 있는지 네가 열무를 다듬고 있는지
묘하고 묘한 바로 지금” 하고 말하는 것 같다.
식탁에 신문지를 쫘~악 깔고 ♪툭툭탁 툭탁♪ 열무를 신나게 다듬기 시작한다.
♪툭툭탁 툭탁♪
♪툭툭탁 툭탁♪ 어떤 재료들이 필요할까요?
열무 3단, 얼갈이 1단, 쪽파 1/2단, 육수(다시마, 멸치, 황태 대가리) 10 종이컵, 찹쌀풀 1 종이컵, 배즙 1/2 종이컵, 양파 2개, 마늘 10개, 생강 작은 구슬 만한 크기, 고춧가루 1 종이컵(홍고추가 있다면 1/2 종이컵), 천일염 3 종이컵
♪툭툭탁 툭탁♪ 육수는 어떻게 만들까요?
* 김치 담그기 전날 미리 육수는 만들어 냉장고에서 식힌다.
1. 멸치(약 10마리 정도)의 내장을 제거한 뒤 마른 팬에 차를 덖듯이 덖는다.
그래야 육수의 국물에서 비린내가 나지 않고 구수해진다.
2. 다시마(20*30cm 정도)의 불순물을 키친타월을 이용해서 제거한다.
3. 황태 대가리 2개를 흐르는 물에 씻어낸다.
만약에 황태 대가리가 없다면 패스해도 되지만, 경험상 황태 대가리가 김치의 맛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것 같다. 김치의 구수한 맛을 황태 대가리가 다 하는 것 같아 김치를 담글 때는 꼭 챙기는 편이다.
4. 큰 냄비에 생수 2L 정도 부은 뒤 1, 2, 3의 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기 시작한다.
5. 4의 물이 끓으면 중간 불로 바꾼 뒤, 약 10분 정도 더 끓인다.
6. 10분 정도 끓고 나면 다시마를 제일 먼저 건져낸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끈적끈적한 진액이 나오면서 국물을 탁하게 만들고 텁텁하게 만들기 때문에 너무 오래 끓이면 좋지 않다.
7. 10분 정도 더 있다가 멸치도 건져낸다.
8. 약 30분 정도 팔팔 끓이고 난 뒤 황태 대가리도 건져내고 밤새 냉장고에서 차게 식혀둔다.
♪툭툭탁 툭탁♪ 찹쌀 풀은 어떻게 만들까요?
1. 육수 : 찹쌀가루 = 1 : 1 비율로 섞는다. 이때 육수에 탄 찹쌀가루가 잘 섞이도록 거품기로 잘 섞는다.
2. 처음부터 중간불에서 1을 끓이다가 주변이 뽀글뽀글해지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끓인다.
이때 거품기나 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끓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냄비 바닥에 눌어붙어 타버리고 만다.
3. 약 5분 뒤가 되어 찹쌀가루가 다 익었다면 밤새 냉장고에서 식혀 보관하다.
* 김치를 시원하게 먹으려면 찹쌀 풀도 패스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김치가 제대로 발효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발효되라고 넣는 편이다. 따라서 찹쌀 풀을 넣을 때는 김치가 빨리 익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는 시간을 잘 체크해야 한다. 찹쌀 풀은 각 자의 입맛에 맞게 이용한다.
* 이것 또한 육수처럼 김치 담그기 전날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냉장고에서 식혀서 쓰면 더 효율적이다.
♪툭툭탁 툭탁♪ 열무 다듬기
1. 열무의 무 부분이 먹을 정도로 괜찮다면 과도를 이용해서 흙과 지저분한 부분을 깔끔하게 제거한다.
2. 1의 열무를 약 5cm 정도 길이로 자른다.
♪툭툭탁 툭탁♪ 얼갈이 다듬기
1. 누런 떡잎이나 벌레 먹은 부분 등 지저분한 부분을 다듬는다.
사실 얼갈이는 열무에 비해 손질할 것이 그리 많지는 않다.
2. 1의 얼갈이를 열무와 비슷한 길이로 자른다.
♪툭툭탁 툭탁♪ 열무 & 얼갈이 절이기
1. 대야처럼 입구가 넓고 큰 그릇에 1/5 정도의 물과 소금 1 종이컵을 잘 섞은 뒤 깨끗이 다듬은 열무를 담근다.
2. 1 위에 남은 열무를 켜켜이 블록을 쌓듯이 쌓는다.
켜켜이 소금을 조금씩 뿌려 열무가 골고루 빨리 절여지도록 한다.
3. 제일 위에 소금을 뿌려 잘 절여지도록 약 40분 정도 그대로 둔다.
중간에 열무가 골고루 절여지도록 한 번 위아래를 뒤섞는다.
3의 열무를 하나 집어 살짝 구부려 봐서 열무가 똑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면 다 절여진 것이다.
4. 3에서 나온 열무 절인 물을 한 대접 남긴다.
5. 다 절여진 열무를 3번 정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
열무를 씻을 때나 양념을 묻힐 때 벅벅 문지르듯이 문지르면 절대 안 된다. 그러면 열무에서 풋내가 나서 애써서 담근 <열무김치>가 꽝!이다. 아기 다루듯이 살살 아주 살살 다루면서 씻어야 한다.
5. 4의 열무를 물이 빠지도록 체에 밭쳐둔다.
* 얼갈이도 열무와 같은 방법으로 절인다. 단, 열무와 얼갈이를 한 곳에 놓고 절이면 절여지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각각 달리 절이는 것이 좋다.
♪툭툭탁 툭탁♪ 양념장 만들기
1. 믹서에 양파, 마늘, 생강, 육수, 찹쌀 풀, 홍고추(건고추가 아닌)를 넣고 드르륵 간다.
2. 1에 고춧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휴우~ 이제 거의 다 왔다!!!
♪툭툭탁 툭탁♪ <열무김치> 만들기
1. 쪽파도 열무의 길이만큼 자른다.
2. 큰 그릇에 양념장을 넣고 쪽파를 넣는다.
3. 2에 체에 밭쳐 둔 열무와 얼갈이를 넣고 양념이 고루 잘 베이도록 아기 다루듯이 살금살금 버무린다.
4. 3의 완성된 <열무김치>를 김치통에 넣은 뒤 실온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여름철과 겨울철의 숙성 기간이 다른데, 가장 좋은 방법은 김치통을 열어 보았을 때 김치통 주변에 양념들이 뽀글뽀글 거품을 일기 시작하면 숙성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 냉장고에 넣어 맛있게 먹으면 Good!!!
* 이때 양념장에 고춧가루만 빼면 하얀 <열무김치>가 되고,
육수 량에 따라 <열무 물김치>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