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전을 감사하게 <Life 레시피 >
빈센트 반 고흐(1853 ~ 1890)의 명작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갑자기 감자가 먹고 싶어졌다.
내 입은 하도 요사스러워서 사진이나 영화 같은 곳에서 맛있게 음식 먹는 것을 보면 군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음식을 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식당에 가서 새로운 음식을 접했을 때도 무엇이 들어갔는지 나 나름대로 분석을 한 뒤 집에 와서 그 음식을 만들어 보곤 한다.
요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귀찮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다행(?)인지 나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맛이 있고 없고는 그다음 문제다. 자뻑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그 맛을 거의 재현해내고, 더 나아가서는 내 방식대로 업그레이드 해서 가족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준다 ㅋ. 식구들도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 주면 더 신이 나서 OK! 하면서 하늘을 날듯이 행복하다.
빈곤한 농민들의 거친 손으로 감자를 먹고 있는 <감자 먹는 사람들> 속 인물들의 표정을 보면서 고흐가 “감자를 먹을 때는 고단한 농민들의 삶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 같다. 명화 속 주인공들처럼 감자를 쪄 먹고도 싶지만 오늘은 기름에 지글지글 지져낸 감자전이 더 땡긴다!
<감자전>을 하기 위해 감자를 강판에 가는 동안 고흐의 눈치를 보며 한 톨이라도 버리지 말고 알뜰하게 다 갈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짐해 본다. 강판에 손가락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쓱쓱쓱… 조심조심… 쓱쓱쓱…
고소고소한 <감자전> 만들기
감자전에 필요한 재료
감자 4개, 달걀 1개, 소금 약간
감자전의 풍미를 높여 줄 양념장
진간장 밥숟가락 1, 식초 찻숟가락 1, 대파(잘게 썬), 양파 다진 것 조금, 고춧가루 약간, 매실청 약간
* 위의 재료들이 골고루 잘 섞이도록 잘 저어둔다.
고소고소한 감자전 부치기
1. 감자 껍질을 깐다.
2. 1의 감자를 강판에 간다.
“혹시 감자를 믹서기에 넣고 갈면 안 되나요?”라고 물으신다면 믹서기에 갈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괜한 고집인지 모르지만, 믹서기에 가는 것보다 강판에 갈 때 감자의 식감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 때문에 나는 이 방법을 꿋꿋하게 고수한다 ㅎ.
3.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한 톨도 남김없이 깔끔하게 간다. 단, 강판에 손가락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살살 조심해서 갈아야 한다.
4. 3을 채반에서 거른다.
5. 채반에서 걸러진 감자 물은 약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6. 5에서 가라앉은 감자 전분(하얗고 마치 그릭 요구르트처럼 꾸덕한 느낌)을 꺼내 강판에 간 감자에 섞는다.
7. 6에 달걀 1개와 약간의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이도록 잘 섞는다.
8. 예열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9. 8에 7을 한 숟가락 씩 수북이 떠서 호떡 모양처럼 만든다.
10. 간 감자의 앞뒤가 노릇노릇해지도록 구워낸다.
* 감자전을 그냥 먹어도 좋지만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아주 훌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