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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l 06. 2016

천연두, 인류 최악의 화학무기

멕시코시티 2015년 6월 10일

아스텍 대제국의 흔적을 볼 수는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세워진 스페인의 건축물들만이 남아 있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떼오띠우아깐이 붕괴된 뒤 세워진 아스텍 제국의 수도 떼노치띠뜰란(Tenochititlan)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아스텍 제국을 상징하는 두 도시 떼노치띠뜰란과 뜰라델롤꼬가 건설되었던 곳이 바로 오늘날 멕시코시티의 중심부이다.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 군대는 아스텍 제국에 반대하는 원주민들과 손을 잡고 떼노치띠뜰란을 공격했다. 3개월 동안 계속되던 전쟁은 천연두가 퍼지면서 끝이 났다. 엄청나게 많은 아스텍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천연두 때문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 천연두 때문에 거대한 아스텍 제국은 멸망하였다. 스페인 군대가 처음 들어온 후 2년 동안 30만의 떼노치띠뜰란 인구 중 16만 명이 죽었다. 300명이 30만을 이긴 화학무기가 되었던 것이다. 멕시코 지역에 있던 아스텍인 3천만 명이 30년 후에는 3백만 명이 되었다. 


스페인은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여러 나라를 정복할 때도 원주민에게 치명적인 천연두를 이용했다. 우물 등의 식수원을 오염시키고 천연두로 인해 사망한 사체들을 나누어 원주민들의 마을에 던져 넣었다. 그렇게 중남미 지역의 원주민의 90~95%가 사망했다. 비슷한 행위는 북미 지역에서도 일어났고 거의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떼노치띠뜰란과 뜰라델롤꼬는 정복자 코르테스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오직 황금과 보석만이 필요했다. 정복자들은 궁전과 신전을 가리지 않고 파괴했다. 또 황금으로 만든 귀중한 유물들을 쉽게 운반하기 위해 모두 녹여 금괴로 만들어 버렸다. 이 곳에서 아스텍의 흔적을 볼 수는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세워진 스페인의 건축물들만이 남아 있다. 


우리는 흔히 멕시코를 OECD에 우리보다 먼저 가입하고 그 저주를 받은 나라라 비웃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중남미 지역에서 소비되는 생필품의 생산기지인 멕시코, 하지만 사람들의 생활은 그리 풍요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거리의 곳곳에서 빈부의 격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의 친절함은 좋지만 역시나 한 국가의 수도인 큰 도시이기에 번잡하고 시끄럽다. 며칠 지내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은 곳이다.


동행을 했던 일행과도 마지막 날이다. 아프리카에서 한 달, 그리고 쿠바부터  한 달을 같이 했던 친구는 한국으로 귀국하고 쿠바에서부터 한 달을 함께 지냈던 일본 처자는 벨기에로 떠난다. 일행을 보낸 후 그랜드 캐니언보다 멋있다고 하는 멕시코 북부 지역에 가겠다고 했지만 혼자 남는다는 것은 왠지 어색하고 울적하다. '나도 GO'를 외친다. 이제는 남미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會者定離 去者必返)이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정한 이치이다. 모든 만남이 무상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언제 볼까?' 하는 질문에 'Someday'로 대답하는 일본 처자를 뒤로 하고 남미행 비행기로 먼저 향했다.


혁명 기념탑
시위를 막기 위한 경찰들이 보이고 천막 농성 중인 사람들도 보였다.
천막 농성 중인 사람들
소깔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
메트로 폴리타나 성당 - 건축 기간이 240년이 걸렸다고 한다.
독립궁 - 현재는 정부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도심의 성당
바스콘셀로스 도서관
아이들은 항상 즐겁다.
낱개로 파는 담배들
우리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닭곰탕과 비슷한 현지 음식
공원에서 파는 마야 달력
국립 인류학 박물관
박물관 입구의 조형물
석상들의 표정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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