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마르타 2015년 6월 22일
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에 왔다.
그리고, 카리브해를 다시 만나다.
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에 왔다. 1525년에 안데스 고원에 대한 스페인의 전진기지로서 건설된 곳이다. 카리브해를 즐기는 콜롬비아의 휴양도시이며 바나나가 가장 많이 실려 나가는 곳이다. 남미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가 말년을 보낸 이 도시는 이제 콜롬비아 서민들이 해변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대표적인 항구도시가 되었다.
산타마르타를 가는 이유는 콜롬비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이라는 타이로나 국립공원 때문이다. 카리브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해변들이 있고 보지 못하던 동식물들과 함께 하는 곳이다. 콜롬비아는 생물학적 다양성이 가장 뛰어난 지역이다. 전 세계의 20퍼센트인 1,815종의 조류와 5만 종 이상의 식물(이 중 1/3은 이 곳에만 있다)들이 있다. 또 3,100종이나 되는 나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호기 좋게 타이로나 국립공원 입구까지 찾아갔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잠깐의 해변 물놀이를 기대했던 우리에게 타이로나는 너무나 큰 곳이었고 몇 시간의 유흥을 위한 입장료로는 큰 금액이다. 그렇다고 공원 내에서 숙박을 하기 위해 캠핑지까지 걸어야 하는 2시간의 거리는 십수 Kg의 배낭을 동반하는 떠돌이에게는 너무 힘든 길이 될 것이었다.
이 곳은 다시 여름이다. 그제는 늦가을, 어제는 봄, 오늘은 여름이다. 고지에 도시들이 형성된 남미이다 보니 도시마다 온도차가 크고 날씨가 다르다. 보고타에서 중미의 더위를 피해 며칠 지내다가 다시 더위를 만나니 힘겨울 정도다.
어차피 일행들의 주된 목적은 해변이다. 현지인이 추천해 주는 가까운 다른 해변들로 위안을 해 보았다. 남미를 한 바퀴 돌고 온 일행들에게 카리브해는 어디든 좋을 것이다.
쿠바와 멕시코, 벨리즈의 카리브해를 만났던 나에게는 약간은 아쉬운 풍경이다. 그냥 저 바다 건너편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다. 카리브해는 왠지 그 곳에서 만나야 하는 것 같다. 아니 그곳의 기억이 바다에 겹치는 탓일 것이다. 마냥 바다를 바라보며 그 건너편을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