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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May 16. 2016

호 아저씨와 오토바이의 도시

하노이 2014년 9월 30일

아저씨가 된 통치자 호찌민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는 두렵다.


예정에 없었던 베트남에 왔다. 아니 비엣남이다. 우리만 베트남으로 부르고 있었다. 현지인들과 이야기하며 무심코 튀어나오는 베트남이라는 발음이 미안해진다. 오래된 버릇은 고치려 해도 어려운 탓이다.

 

우리에게는 공산당이라서 무작정 나쁘다는 느낌은 받는 '호찌민'은 이 국가의 영웅이다. 이 곳 사람들은 그를 호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우리의 서대문 형무소와 유사한 호아로 수용소와 호찌민 박물관을 보며 '왜 우리나라는 같은 식민지 상황을 겪었으면서 국민 모두의 존경을 받는 독립투사나 지도자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한 죄인지? 아니면 국민의 특성이 다른 것인지? 아마도 교육이나 언론의 문제일거라고 위안해 본다. 


일본에 대한 독립투사이며 프랑스, 미국, 중국 세 강대국과의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끈 사람이다. 검소한 생활로 통치자가 아닌 호 아저씨로 불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방부제 처리된 구경거리가 아니라 그의 유언대로 화장을 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매년 9월 러시아로 부패 방지 보수를 위해 보내진다 해서 직접 보지는 못 했다.)


한 잔에 250원도 안 되는 생맥주 비어 호이, 한국에서 먹은 쌀국수와 너무 다른 맛의 쌀국수를 비롯한 먹거리들, 길거리 공연이 부러웠던 야시장, 거제 해금강 보다 조금 더 좋아 보이는 하롱 베이, 그리고 수수함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처자들이 좋다.


하지만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는 두려움과 짜증의 대상이다. 첫날 신호등도 없는 도로 횡단은 두려움이었는데 삼일 째가 되니 여유롭게 건널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두려움은 해봄으로써 줄일 수 있다. 그냥 오토바이족들을 믿으면 건널 수 있다. 그들에 적응이 되는 것이다.


루앙 프라방에서 하노이까지 오는 27시간의 버스 이동은 배드 버그를 경험하게 했다. 여행 도중 겪을 걸로 예상은 했지만 당해 보니 힘들다.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며 온몸 곳곳이 가렵고 부어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뭐, 앞으로 더한 일도 많을 것이다.


라오스/비엣남 국경 - 육로로 국경을 넘는다는 건 처음엔 두려움이었지만 이제 두 번 째니 조금 낫다.

호안 끼엠 호수 - 거북의 전설이 남아 있다.
호찌민의 묘
호찌민 박물관
호 아저씨의 웃는 모습이 정겹다.
유교사원 - 비엣남도 중국의 영향권이다.
호아로 수용소 박물관 - 서대문 형무소와 비슷하게 고문 등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독립 운동 시 사용되었던 초기 국기
야시장의 공연 모습
오토바이 천국이다.
거북 전설을 기반으로 한 수상 인형극
하루 투어로 다녀온 하롱 베이
띠엔 꿍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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