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2014년 10월 20일
장기 여행자의 휴식처 카오산로드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곳
미소 짓기 위해서는 17개의 안면 근육이 움직여야 하고 책상에 앉아 일하는 척하는 것조차도 32개의 근육이 움직여주어야 가능하다. 한걸음을 걷기 위해서는 온몸의 근육 54개가 필요하다.
여행이라는 것이 보고 감탄하기 위한 것이지만 결국 보기 위해서는 계속 움직여야 하고 여행이 길어지면 그만큼 힘들어진다. 그럴 때 찾아야 하는 곳이 여행자의 천국이라 하는 휴식처 '카오산로드'이다.
길어진 여행이 주는 피로를 풀어주는 곳, 저렴한 숙소와 싸고 입맛에 맞은 풍부한 먹거리, 다음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여행자들과 여행사들이 있다.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타이 마사지는 7~8천 원이면 충분하다.
또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가는 장거리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다. 그래서 카오산로드는 태국 여행의 시작처가 아닌 좁게는 동남아 넓게는 인도, 호주까지 이어주는 여행의 중간 기착점이 된다. 한국에서 호주로 직접 가는 비행기보다 동남아를 경유하면 더 저렴하다.
카오산로드 바로 인근에 'Where is Chai'라는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진정한 한국 장기 여행자들의 휴식처라 할만한 곳이다. 주인과 객이 구분되지 않는 곳이다. 긴 여행을 즐기다 쉬러 오는 곳이고 여행이 좋아 떠났다가 동남아, 네팔, 인도 등에 거주하게 된 여행 고수들이 고향집 대신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실내 흡연 금지, 음주·식사는 대문 앞 의자, 11 시 이후 정숙 등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하지만 장기 여행자가 많은 까닭에 조금은 범상치 않음도 각오해야 한다. 저렴한 숙소를 찾아 우연히 방문한 곳이었지만 며칠 지나 모두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중국, 미얀마를 거쳐 이 곳에 와서 인도차이나 반도 여행 정보를 얻어 떠났다가 인도차이나 반도를 한 바퀴 돌아와 네팔, 인도의 정보를 얻어 다음 길을 재촉한다. 먹고 마시고 마사지받고 수다 떨고 푹 쉬며 살 찌우다 다시 출발이다.
방콕에서 열심히 놀다 가는 대가로 인도 뭄바이 공항에서 19시간 노숙을 했다. 30시간이 넘는 버스 여행도 경험했고 앞으로 더한 일도 많으리라.
'Where is Chai'에서 만난 여행객들을 멀리 인도에서 멕시코에서 볼리비아에서 만났다. 세상이 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