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려놓기 May 22. 2016

히말라야 그 속으로

ABC 트레킹 2014년 11월 3일

자연의 품 안에 들어가 자연과 하나 되다.

푼힐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 담푸스 7박 8일 트래킹


자연의 품 안에 들어가 자연과 하나가 되었던 기분이다.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지 아니면 자연이 너무 대단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조금 더 커진 느낌이다.


전원 풍경의 시골길을 시작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끝없이 반복하다 결국 만년설의 안쪽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길은 멀기만 하고 그 길에 포함된 계단만 10만 개 이상은 될 듯하다. 더운 여름부터 한겨울까지의 사계절이 8일 동안의 일정 안에 들어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마스떼'로 인사하는 모두가 산안에서 하나이다. '나마스떼'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경배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자신 안에 신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그 신들이 인사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자신의 가장 낮은 곳에서 당신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소박해 보이는 이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그리고 이 산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야딩과 히말라야를 모두 본 사람들이 하는 '어디가 더 좋다'는 말을 부러워한 게 얼마 전인데 이제는 내가 해야 한다. '한 컷의 풍경으로는 야딩, 전체의 느낌은 히말라야'. 그냥 히말라야는 포터도 정해진 일정도 없이 홀로 다시 오고 싶은 곳, 야딩은 어여쁜 처자와 단둘이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하고 싶다.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가고 싶었지만 포카라에 도착하기 2주일 전에 있었던 머스탱의 폭설로 그 지역 입산이 금지되었다. 1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사고다. 뒤늦게 인도를 덮친 태풍이 히말라야에는 폭설의 결과를 만들었다. 


출발 하루 전 사고 소식을 듣고 트레킹을 포기했다는 사람을 만나고 사고 지역의 로지에서 1시간 차이의 출발로 생사를 달리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람 목숨이 하늘에 달렸는지 하는 따위는 의미가 없다. 단지 결과가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사고 발생 1개월이 지난 후에야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입산 허가가 시작 되었다. 난 이미 ABC를 다녀온 후였다.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ABC 트레킹을 16부작의 미니 시리즈로 안나푸르나 라운딩은 50부작 정도의 대하드라마로 보면 된다는 말들을 한다. 


일정이 짧아 핵심만 보고 싶다면 ABC를,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라운딩을 가라고 한다. ABC는 푼힐을 포함하면 7~8일 정도, 라운딩은 12~14일 정도의 일정이다. 세부 일정은 동행하는 포터와 상의하고 트레킹을 하면서 각자의 체력 안배를 하면 된다. 


'네팔을 안 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는 말에 동의하고 싶다.


먼길의 시작 - 빼곡한 계단식 밭이 정겹다.
트레킹 시즌에는 포터를 하고 다른 기간에는 대학교를 다니는 토만 붓다 - 한국에서 일하는 큰 형에게 미안해서 학비는 자신이 벌려하다 보니 언제 졸업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천상의 식사 - 구름과 산 안에서 먹는 식사는 어떠한 것이든 훌륭하다.
푼힐 전망대에서 처음 산들이 자태를 드러낸다.
네팔인들이 신성시하는 마차 푸차레 - Fish Tail로도 불리운다.
푼힐의 일출
가야할 길이 멀다.
푼힐에서 다시 내리막길을 거쳐 안나푸르나로 가야한다.
산 중간의 로지로 무거운 짐을 옮기는 포터들 - 안스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트레킹 도중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로지의 모습 -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다.
마차 푸차레 위로 태양이 빛난다.
저 앞을 넘어가면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다. ABC 트레킹은 일반인을 위해 베이스 캠프까지 가는 트레킹이다.
ABC의 로지에서 - 오후 내내 눈보라가 몰아친다.
마차 푸차레 일출 풍경 - 다행히 아침 날씨는 좋다.
첫 햇살이 산 봉우리를 비추기 시작한다.
안나푸르나에서 운명을 달리한 한국 산악인들을 위한 추모비 - ABC의 로지에서 500m 정도 더 올라가면 있다.
내려오며 만난 어르신들 - 한 분은 거동이 힘들어 가이드가 밧줄을 묶어 앞뒤를 끌며 간다. 그래도 저분들 정말 흥겹다.
담푸스 쪽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다리
저 끝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보는 안나푸르나 
담푸스의 전망도 꽤 유명하다.
푼힐 전망대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