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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May 22. 2016

천상천하 유아독존

룸비니 2014년 11월 12일

부처님이 태어난 곳 '룸비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울려 퍼진 곳이다.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태어나자마자 7걸음을 걷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쳤다고 한다. 불교의 유아독존은 '안하무인'이 아니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라.'는 말에서 뜻하는 다른 이의 생각이나 기존 고정관념의 틀을 깨라는 의미이다.


불교는 '존재의 의미를 찾는 존재론'이 아니라 고정된 인식의 틀을 깨고 '모든 것이 관계에 따라 다르다는 관계론'이다. 모든 것이 공이라는 사상은 음양의 조화라는 주역, 유무 상생의 노자를 뛰어넘는다.


불교의 근본 교리인 '고집멸도'는 인생의 괴로움(고), 괴로움의 원인인 번뇌의 모임(집), 그 번뇌에서 벗어난 열반(멸),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도)을 말한다.


아직 아니 시간을 더 갖는다고 해도 나 자신이 깨달음을 얻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집착을 줄이고 업을 줄이는 것은 끝없이 생각해 보아야 하는 명제인 것 같다. 


경계에 서는 불안을 피하고자 분명한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그 세계에 갇히게 된다. 더 포용하고 더 공존하려 노력해야 한다. 아니 공존이 아니라 차이를 감사라 느끼고 학습의 교본으로 여기고 변화의 시작이라 여겨야 할 듯하다. 자꾸 부처님 말씀을 찾아보게 되고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곳이다.


많은 나라들이 룸비니에 사찰을 지었고 또 만들고 있다. 한국도 이 곳에 '대성 석가사'라는 사찰을 짓고 있다. 19년째 공사 중이지만 여전히 공사 중이다. 순례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여행객들이 몰려 공사가 더 지연되고 있다. 별도 예산이 없이 시주되는 기부금에 따라 공사의 진행·중단이 반복되는 곳이다.


지금은 방문하는 여행객이 너무 많아 소액 기부를 요청한다. 그래도 본인 의사에 따라 식당 입구의 기부함에 넣는 방식이다. 여행객에 숙소 제공 여부는 각 나라의 사찰 별로 정책이 다르다. 사찰에서 여행객을 받지 않는 서양 국적의 여행객과 사찰의 규모는 가장 크지만 방문하는 여행객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국 방문객이 대성 석가사를 채우고 있다.


룸비니에 많은 사찰이 들어서 있지만 정작 부처님이 태어난 곳은 불교 사찰이 아닌 힌두교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힌두교에서도 석가모니를 비슈누의 10여 개의 아바타 중 하나로 신성시 하기에 그 사원도 신도들의 방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스님들의 느낌이 궁금하지만 차마 여쭙지는 못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모습을 나타내는 아기 불
운하를 중심으로 양쪽에 사찰들이 들어서 있다.
평화의 불꽃
석가모니의 탄생지에 있는 힌두 사원
공사 중인 대성 석가사 대웅전
대성 석가사의 한끼 - 가끔 라면을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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