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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May 25. 2016

아기 염소가 사람 목숨을 대신한다.

꼴까따 2014년 11월 15일

거의 매일 어린 염소 한 마리가 공양되는 곳

그 바로 옆에는 마더 테레사의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 있다.


꼴까따는 한 때 대영제국의 도시 중 런던 다음으로 컸지만 영국에 의해 갑작스레 수도가 바뀌어 급격하게 쇠락한 도시다. 인도가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 전투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식민지 초기의 수도답게 영국 풍의 건물들이 많아 왠지 인도 같지 않은 느낌도 있다.


꼴까따의 영문 표기는 캘거타이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나서 인도인들은 지명 등에 쓰이던 영문식 표기들을 인도식 발음으로 바꾸는 운동을 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교과서나 지도에서 배운 캘거타를 쓰는 인도인은 이제 없다. 모두가 꼴까따라고 발음한다. 비비디 박(꼴까따의 Downtown) 주변의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이 좋다. 


비비디는 인도판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이라 할 수 있는 비노이, 바달, 디네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우리도 비슷하다. 광화문 앞은 세종대왕님이, 충무로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계신다. 그리고, 백범과 안중근 의사는 남산에 계신다. 일제가 남산에 만들었던 거대한 신궁이 있었던 자리에 백범광장과 안중근 기념관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 대부분은 그 이유를 모른다.


국경 도시인 '소나울리'와 인도 기차의 출발지 '고락 뿌르'를 거쳐 '꼴까따'에 안착했다. 지금까지의 이동 중 가장 험난한 여정이다. 인도 기차의 첫 경험을 24시간 탑승으로 시작했다. 포카라에서 Waiting으로 예약해서 배정받은 침대석은 객차 끝 통로 자리다. 


춥고 시끄럽고 모기에, 사람에 치이며 냄새까지 겪고 나니 중국 기차는 호강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걸로 생각해야 할 듯하다. 그나마 인도에서 타야 할 기차 중 가장 긴 구간이니 다음 기차들은 더 나을 거라 기대 아닌 기대를 해 본다


먼길을 돌아 꼴까따를 인도의 첫 방문지로 선택한 이유는 깔리 사원 때문이다. 18세기까지도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곳이고 지금은 사람을 대신해서 어린 염소들을 제물로 바친다. 거의 매일 염소들의 목이 잘리는 공양이 벌어진다. 공양되는 염소의 피를 맞으면 복이 있다는 미신 때문에 그 피를 맞으려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인간의 악마성을 보는 것 같다고 한다. 


첫날 방문에서 당일 공양 의식이 없고 다음날 9시 예정이라는 말에 다음 날 8시 50분에 도착하니 다행히(?) 이미 의식이 끝나고 어린 염소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싶어 갔으나 보지 못함이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나의 수준인가 보다.  


살아있는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깔리 사원 바로 옆에는 테레사 수녀님이 설립한 'Nirmal Hriday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 있다. Nirmal Hriday에 들어가길 기다리는 병자들이 길게 줄을 지어 누워 있다. 죽음과 희망이 함께 하는 곳이다. 


그들의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에 마냥 힌두교를 비난할 수도 없고 너무나 유명한 마더 테레사가 계셨던 곳이지만 초라하고 작은 규모를 보니 가톨릭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   



네팔/인도 국경 - Immigration office를 지나쳐 한참을 헤매었다. 도장을 찍지 않으면 어디까지 갔던지 돌아와야 한다.
고락 뿌르 기차역 - 소음과 냄새, 더러움에 조금은 충격인 인도의 첫 인상이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적응이 된다.
인도의 술가게는 항상 줄이 길다.
어디에서나 만나는 소님
SL3 침대칸 - 아침이 되면 중간칸은 접히고 입석표를 산 승객들까지 모두 함께 하단에 앉는다. 외국 여행객들에게는 상단이 우선 배정된다.
깔리사원 - 사원 안에는 촬영이 금지된다.
Nirmal Hriday
Nirmal Hriday 주변의 환자들
식민지 시절의 영국 정부 건물들
비비디 박 주변의 우체국 건물


성 바울 성당
샤히드 미나르
거리 곳곳의 화장실 - 여성 화장실은 찾기 힘들다.
거리는 지저분하지만 인도인들은 씻는 것을 즐긴다.
인디언 뮤지엄안의 유물 - 왕의 인장을 나타내는 국보급 유물이라고 함
빅토리아 메모리얼 - 무조건 타지 마할보다 멋있게 만들라고 했다고 한다.
Kiff 영화제
발리우드 대표 여배우 전시관
영화제 덕분에 저렴하게(1달러) 본 인도 영화 Petariyathavar - 홈리스 문제를 다룬 영화, 인도에는 78백만의 홈리스가 있다.
벌라 천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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