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라 2014년 11월 28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대단하다.
타지마할을 만드는 것은 1,632년 시작해서 22년 동안이나 계속된 공사였다. 인도 전역은 물론 멀리는 아라비아 반도까지 사람을 보내 예쁘다는 대리석들을 구해왔다. 그렇게 샤자한은 부인의 무덤을 만들었다.
하지만 샤자한은 부인의 무덤을 비롯한 많은 건축 공사의 대가로 재정 건전성을 잃었고 또 민심을 잃고 병석에 누웠다. 아버지가 병석에 눕자마자 왕자들은 정쟁을 일으키고 정쟁에서 승리한 셋째 아들은 아버지를 궁전에 가둔다.
샤자한은 그가 만든 궁전인 아그라 포트에서 8년의 유배 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타지마할의 강 맞은편에 같은 모습의 검은 대리석으로 자신의 무덤을 만들겠다는 허망한 꿈과 함께...
세계 최고의 관광 상품 중 하나를 가지고 있는 아그라이다. 하지만 인프라는 엉망이다. 비싼 물가, 숙소, 음식, 인터넷, 기차 연착, 어디서든 달려드는 흥정꾼 등. 당일치기나 하루만 있다 가라는 선행자들의 충고를 들었어야 했나 보다. 이곳에서 이틀 지내기가 힘들다.
인도의 기차 연착을 경험한다. 아그라에 도착할 때 4시간 연착을 했었다. 다음 도시행 기차가 오후 5시 35분 출발 예정이었지만 기차는 새벽 1시 15분에 아그라 역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출발 지연을 30분, 1시간 단위로 알리는 덕분에 플랫폼에서 7시간을 기다린다. 춥고 배 고프고 허리가 아프다.
결국 다음 도시 우다이 푸르에 도착은 11시간 30분 지연이다. 아침 6시 반 도착 예정이 오후 5시에 도착이 되었다. 하지만 지연되는 기차에 안달하는 건 한국인뿐이다. 플랫폼 위를 왔다 갔다 하며 투덜대는 목소리는 거의 익숙한 언어이다. 현지인이나 서양 여행객은 그냥 다들 플랫폼에 눕는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시간 단위, 분 단위로 시간을 계산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나 또한 안달하고 힘들어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드러누운 현지인들이 부러워진다. 느긋하고자 해도 버릇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