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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01. 2016

동물의 왕국에 왔지만

다르에스살람 2015년 1월 3일

동물의 왕국에 왔다.

하지만 가난한 배낭 여행자는 세렝게티에 가지 못했다.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 킬리만자로, 잔지바르가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나라지만 유럽인들에 의해 처음 관광 인프라를 개발되어 대부분의 투어 비용이 배낭 여행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가왕 조용필 덕분에 유명한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의 최고봉이기도 하지만 거의 적도 부근에 위치한 까닭에 별들이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산을 좋아하고 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고 싶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하지만 4박 5일의 킬리만자로 트래킹 비용으로 인당 1,200 달러를 요구한다. '뭐가 이렇게 비싸냐?' 했다가 하나하나 따져보니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네팔의 트래킹 코스가 곳곳에 로지가 있어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지만 킬리만자로는 그런 곳이 없다. 


한 명의 트래커라도 출발하게 되면 4박 5일 동안의 음식물과 텐트 등을 포함하고 심지어 물까지 함께 운반해야 한다. 기본으로 가이드와 요리사가 참여하고 짐이 늘어나니 포터가 늘고 포터가 늘어나면 다시 짐이 늘어나게 된다. 모시까지 가는 17시간의 버스와 준비 기간의 체류비는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3~4일 정도 진행되는 세렝케티 사파리 투어는 하루 당 170달러를 부른다.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 분화구를 함께 보고 오는 일정으로 3일 사파리를 제안한다. 아루샤까지 왕복하는 40~50시간 이상의 열악한 버스 이동을 각오해야 한다. 그 버스는 한쪽에 좌석이 3개 있는 형태다.

  

'조용히 살고 있는 동물들을 나까지 가서 괴롭혀야겠냐' 하는 생각에 사파리 투어를, 아프리카 제1봉이라 하지만 네팔 경험보다 더 좋기는 힘들 거란 생각에 킬리만자로를 접는다고 위안하지만 결국 가장 큰 고민은 비용이다. 그 비용이면 2~3 개의 국가를 더 갈 수 있다. 내가 갈 나라는 이 나라 하나가 아니다. 다른 곳에 또 다른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다르에스살람은 세렝게티나 킬리만자로, 잔지바르 등 다른 곳 가기 위한 경유지라 여행자들이 대부분 당일 또는 하루만 머물다 가는 곳이지만 오가며 만난 현지인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조금 바가지도 써 주며 이틀을 지내본다. 도착하자마자 만난 친구에게 속아 6~7천 원에 살 수 있는 유심카드를 만 6천 원에 사는 바가지를 당했다. 


모두들 '나는 똑똑해. 난 절대 바가지를 당하지 않아' 하다가, 다시 '다음에는 절대 안 당할 거야'한다. 하지만 모르는 곳에 가면 어쩔 수 없는 바보가 된다. 달리 바보가 아니라 현지 물가를 모르고 현지인들의 생활을 모르니 바보다. 잔머리 좋은 친구들의 먹잇감일 수밖에 없다. 


작은 일들에 혼자 분을 참지 못하고 지난 일에 묶이면 나만 지친다. 그리고 지난 일은 바꿀 수 없다. 여행이 길어지니 '그래 너희들보다는 돈 많은 내가 바가지를 써야지 누가 쓰겠냐?' 한다. 그들의 잔머리에 탄복하고 웃어야 한다. '이런 방법도 있구나. 또 하나 배웠다' 하지만 다음에 비슷한 방법에 또 당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편하다. 결국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욕심이 많으면 손해도 보는 건가 보다. 


잔지바르 들어가는 페리를 35달러로 알았는데 유심 카드 바가지를 씌웠던 친구가 한 '20달러도 있어' 이야기를 기억한 덕분에 20달러에 구입했다. 왕복으로 구입하니 30달러를 아낀다. 결국 내가 이익이다. 하하하


여행사를 소개하겠다 접근한 친구에게 '그건 필요 없고 밥이나 먹자'해서 여행객은 접하기 힘든 길거리 좌판의 아프리카 음식 맛도 보고 다르에스살람에서 구하기 힘든 맥주도 마셔본다. 물론 혼자 먹는 게 아니라 그 친구도 함께 먹어야 하지만 여행객 바가지 금액이 아닌 현지인 금액으로 먹으니 별 차이는 없다. 


현지인 중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친구는 오스카라는 친구다. 본명은 '차치'인데 영어식 이름으로 오스카를 쓴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로 그림을 팔려고 접근했다가 그림은 팔지 못하고 내가 타자라 기차 예매를 위해 달라달라(현지 버스)를 타겠다 우기니 위험하니 같이 가주겠다 나선다. 길어지는 예매 시간에도 기다리더니 시내 구경까지 동행해 준다. 밥 한 끼의 보답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사실 다르에스살람은 위험한 곳이다. 환전 사기로 수백 달러를 도난당한 사람도 만났고 택시 강도를 당한 사람도 만났다. 당일 또는 하루만 묵는다는 이유 중에 치안문제도 있다. 모르는 곳의 여행에는 조심 또 조심이 필수다. 


처음 만나는 인도양이다. 제대로 된 인도양은 잔지바르에서 볼테니 맛보기로 생각한다.
1월 1일 휴일을 맞아 가족단위 나들이가 많다.
Fish Market - 휴일이라 좌판이 거의 비었다. 휴일에는 식당도 모두 문을 닫는다. 밥 먹기 힘들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큰 것이 될 건물들이 공사 중이다.
작은 항구 - 주변 섬으로 가는 배들이 사람을 가득 채우고 출발한다. 
St. Joseph's Cathedral - 탄자니아 최대 교회. 탄자니아는 이슬람교가 56%, 기독교 42%라 한다.
여행사의 사진 - 탄자니아 여행의 모든 것이 보인다. 한쪽에 의자가 3개 있는 버스가 보인다.
네팔의 달밧이나 인도의 탈리와 비슷한 정식. 길가 탁자와 의자만 있는 곳에서 여러 반찬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아프리카에는 아직 대우의 차, 장비들이 많다.
아프리카 최대 기업 Azam의 공장
타자라 기차역. 다음 주 금요일 여기서 48시간 예정의 기차를 타야한다. 하지만 60~70 시간은 각오 하라는 분위기다.연착과 주행 중 고장이 많다.
독립 기념탑 - 오만, 포르투칼, 독일, 영국 등의 식민지를 격었다. 아프리카는 원래 부족 중심의 지역이었다가 식민지를 격으며 국가, 국경의 개념이 생겼다. 
잔지바르와의 통일(?)을 기념하는 공원
아프리칸 식당. 그래도 상당히 고급 식당에 속하는 곳이다.
현지인 중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오스카 - 웃는 얼굴이 좋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아프리칸 푸드 - 아무 맛이 없는 인절미 비슷한 주식과 치킨. 맛있다. (내 기준은 먹어서 배 부르면 맛있는 것이다)
동물의 왕국답게 화폐에는 동물들의 그림이다. 코끼리가 가장 고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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