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려놓기 Jun 01. 2016

인도양의 흑진주

잔지바르 2015년 1월 8일

아프리카의 흑인 원주민들이 아랍 상인에 의해 팔려 나가던 노예의 섬이었다.

이제는 아프리카 제일의 휴양지로 '천국의 섬' '인도양의 흑진주'라고 불린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닿은 일을 '신대륙 발견'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유럽인의 표현일 뿐이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유럽인들과 같은 무기가 없었을 뿐, 아주 높은 수준의 문명을 이루고 있었다. 


말과 철로 된 갑옷과 칼, 그리고 총포 아래 라틴 아메리카의 원주민은 살해되었다. 그런 무기뿐 아니라 유럽인들이 옮겨온 세균에 의해 천연두, 홍역과 같은 점염병이 돌았다. 코르테스, 피사로에 의해 점령된 중남미에서만 천 6백만 명의 죽음이 있었고 칼빈파 청교도들이 들어간 북미에서는 4~6천만 명의 인디언들이 사라졌다.


그 사라진 원주민을 대신할 노동력이 필요했고 유럽인들은 밀림과 푸른 초원을 달리던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고 인근 왕국에 총, 면포, 술을 주며 노예들을 사들였다. 그렇게 이주한 아프리카 원주민이 남미에만 천 6백만 명이다. 또 3개월이나 항해해야 도착하는 배 안에서 그 수 이상이 죽어갔다. 


16~19세기 동안 이 아프리카를 강제로 떠나야 했던 아프리카인이 4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유럽인들에게 신대륙은 희망이었지만 남미, 북미 그리고 이 아프리카는 죽음의 역사이다.


사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인을 노예로 쓰기 이전부터 아랍 상인들이 먼저 노예 수입을 시작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도시가 바로 '잔지바르'이다. 탄자니아, 케냐 등지에서 잡아온 노예들을 가두어 두었다가 아랍 상인이 데리고 가던 장소이다. 아랍인이 떠난 그 자리를 유럽인들이 차지하고 더욱더 잔인하고 많은 노예 거래를 하였다. 


잔인한 과거가 있던 곳이지만 이렇게 저렇게 아랍권 이슬람, 페르시아, 인도, 유럽 문화가 섞인 독특한 매력을 지닌 장소가 되었다. 거기에 더하는 인도양의 찬란한 바다는 이 곳을 아프리카 제일의 휴양지로 만들었다. 이제 이 곳은 '천국의 섬' '인도양의 흑진주'라고 불린다.


향신료 투어, 돌고래 투어, 낚시 투어 등 수많은 투어와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천국이다. 이 곳은 지옥과 천국이 함께 하는 곳이다. 이 천국의 시간이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충분히 지울 만큼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또 아직 주민들의 삶은 가난하고 힘겹다. 그들도 함께 누리는 천국이 되길 빈다.


잔지바르는 퀸의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프레디의 생가가 있고 그를 기억하게 하는 카페들이 있다. 영국 관리였던 아버지가 근무했던 이 곳에서 프레디가 태어났다.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 'We are the champion', 'Bohemian Rhapsody' 등을 들으며 쉬다 간다. 'Bohemian Rhapsody'의 가사는 아픈 내용이다.


Because I'm Easy come, Easy go, A little high, Little low,

Anyway the wind blows, It doesn't really matter to me.

왜냐하면 나는 쉽게 오고 쉽게 가고 약간 높고 약간 낮게 사니까

어쨌든 바람은 불고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지


Too late. My time has come.

너무 늦었어. 내 차례가 되었는 걸


앞뒤 가사를 잘라내어 원 가사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 곳에서는 이렇게 해석해 본다.

'큰 의미 없이 태어나고 살아가다 또 가는 인생이지만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 외면하다 내 차례가 되면 너무 늦는 것이다.'


노예 제도 폐지 후 노예 감옥이 있던 곳에 영국 성공회가 세운 교회 - 방문 때는 보수 공사 중이었다. 지인의 사진을 빌려 올린다.
지하 감옥
스톤타운의 야시장 - 조금 비싸다. 하지만 잘 찾으면 싸고 맛있는 집도 많다
아랍과 유럽 양식이 뒤섞인 미로 같은 마을
도착 며칠 전 붕괴된 건물. 대부분의 건물들이 매우 낡았다.
스톤타운의 바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든 즐겁다.
스톤타운에서 잠비아니로 가는 달라달라.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시장에 한국 드라마 CD가 보인다. 각시탈, 추노, 주몽 - 홍보맨이 되어 하나 팔아 보려 노력해 보았지만 성룡에 밀렸다.
분주한 시장
잠비아니의 말라이카 게스트하우스. 숙소가 우리 일행 뿐이다. 주인장이 너무 친절하다.
잠비아니 해변 - 해초들로 깨끗하지는 않지만 호젓한 풍경이 좋다.
낚시와 스노쿨링을 위한 나들이
작은 보트 두 개를 잇고 돛을 다 전통 배로 생각보다는 빠르다.
말라이카 주인장이 잡아온 고기를 회로 만들었다. - 껍질을 벗기지 않아 비려서 먹지는 못 했다.
파제 해안 - 패러 서핑, 윈드 서핑등 해양 레저 천국이다.
잠비아니의 아이들
인도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능귀 해변


내 야외 침대 -  밖이라 새벽에는 추웠지만 나름 기념할만하다.
청새치
머큐리 이름을 붙인 카페의 칵테일 메뉴 - '프레디 머큐리' 한 잔 하고 싶지만 가난한 여행객에겐 너무나 비싸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물의 왕국에 왔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