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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10. 2016

세계사를 바꾼 결혼

세비야 2015년 2월 17일

스페인의 참맛을 느껴볼 수 있다는 안달루시아의 수도

인도를 향한 콜럼버스의 배가 출발한 곳이다.


진정한 스페인의 참맛을 느껴볼 수 있다는 안달루시아의 수도 세비야이다.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의 지방 중심지로 번창하였고, 그 뒤 서(西) 고트(5~8세기)와 이슬람(8~13세기)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이다.  


12세기에는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모은 알카사르 궁전, 히랄다의 탑 등이 만들어졌고 페르난도 3세에 의해 다시 스페인에  편입되고 15세기 말에는 신대륙 무역의 기지로서 전성기를 맞이하고 스페인 최대의 성당과 대학 등이 설치되었다. 


스페인은 결혼을 통해 두 나라가 통일되며 지금과 비슷한 국경을 가지게 되었다. 인류 역사를 바꾸는 세기의 결혼식이지만 이사벨과 페르난도는 결혼 전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결혼은 '연애'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다.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연애'가 가능했을까? 약혼이 되어 있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두 국가의 통합을 통해 프랑스 등 강대국에 대항하려 했다.   


이사벨은 페르난도와 결혼하기 위해 왕궁을 탈출했다. 결혼을 반대하던 귀족세력들이 그녀를 바야돌리드라는 도시에서 따라잡고 도시를 포위했다. 페르난도도 '나 혼자서라도 그녀를 구하러 갈 것'이라며 초라한 상인으로 변장하고 바야돌리드로 달려갔다. 그렇게 그들은 바야돌리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나라를 합친 국력을 바탕으로 그라나다에 있던 알람브라 궁전의 이슬람교를 함락시켰다. 800년 만에 이슬람교도를 축출한 것이다. 또 이사벨은 스페인 국내에 있던 유대인에게 국외로 퇴거할 것을 명령했다. 경제 활동, 특히 금융에 탁월함을 지녔던 유대인들을 잃은 것은 훗날 스페인 경제가 산업혁명에 뒤처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해에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인도를 향해 출발했다. 서쪽으로 도는 항로로 인도에 가겠다는 콜럼버스의 계획을 모두 비웃었지만 이사벨이 선택한 것이다.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다. 이사벨은 이 뜻밖의 사건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콜럼버스는 7년에 걸쳐 수차례 포르투갈과 스페인 및 프랑스 국왕에게 탐험에 필요한 경비와 지원을 얻고자 했다. 이사벨의 지원으로 콜럼버스의 배가 출발한 곳이 바로 이 세비야이다. 콜럼버스에 의해 신대륙이 발견된 이후, 식민지였던 라틴아메리카와의 교역권을 독점함에 따라, 부의 상징이 되었던 곳이다. 


세비야는 16~17세기에 걸쳐 무역을 통해 경제 중심지로 부상했다. 콜럼버스의 신세계 탐험 이후 식민지들에서 가져온 금은보화로 세비야의 경제는 풍요가 흘러넘쳐 '황금의 도시'라 불렸다. 수많은 피의 대가가 이곳에 뿌려진 것이다.


월요일의 저주를 받았다. 세비야는 월요일에 거의 모든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시차를 두어 무료 시간을 주는데 이 시간들을 맞추다 보면 하루 종일 걷고 걷게 된다.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니 결국 돈 후안의 정기(?)를 받으러 왔다가 콜럼버스만 보고 간다. 


사족 : 이사벨은 페르난도의 결혼으로 두 나라가 하나가 되었지만 아라곤 왕국의 후손인 카탈루냐인들은 지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세비야의 첫 인상 - 괜찮다.
히랄다의 탑
세비야 대성당 (Seville Cathedral) - 히랄다의 탑과 잘 어울린다.
설날 연휴 기간이라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 꽃보다 시리즈에 나온 곳은 모두 한국인이 너무나 많다.
콜럼버스의 묘 - 대성당 안에 있다.
이 장식 하나에 들어간 금이 18톤이다.
황금의 탑.
산책하기 좋은 강변
투우장
귀가 없는 소들이 있다. 투우가 끝나고 박수를 많이 받으면 귀를 자른다고 한다.
투우사들이 입장하는 문이다.
알카사르 궁전
무료 입장 시간에 맞추어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슬람 타일이 아름답다.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스페인 광장
밤 거리 풍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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