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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16. 2016

세상에 하나뿐인 풍경

 치비타 디 반료레죠 2015년 3월 25일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곳

하지만 풍화에 의한 침식을 받고 점점 붕괴되고 있는 '죽음의 성'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라는 오래된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라퓨타는 미래소년 코난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986년 작품이다. 코난과 비슷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주제도 비슷하다. 하늘을 떠다니는 성 라퓨타의 상층부는 자연의 낙원이며, 하층부는 대량 학살 무기들이 있는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과학이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퓨타는 결국 붕괴되지만 긍정적 의미인 상층부는 파괴되지 않고 하늘로 날아간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미야자키 감독의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개봉 뒤에 사람들이 문득 하늘에 뭔가 떠 있을 것 같아 쳐다보게 되는  '라퓨타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


그 라퓨타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치비타'를 다녀왔다. 애니메이션의 느낌과 유사하지는 않다. 자연의 낙원도 아니고, 첨단 과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암 위에 지어진 외로운 성이다. 오래 동안 풍화에 의한 침식을 받고 점점 붕괴되고 있어 이제는 '죽음의 성'이라고 불린다.


관광 산업을 위해 침식을 막는 작업들을 하고 있지만 언제 갑자기 붕괴될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주민들에게 이주를 권고해서 15가구만 남은 정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 되었다.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풍경을 볼 수 있다. 깎아지는 절벽 위에 놓인 성은 하늘에 떠 있는 듯하고 고성의 매력도 느껴지는 곳이다. 사라지기 전에 보아야 할 풍경이기도 한다. 밀리는 사람에 치이는 로마에 있다가 하루 정도 여유를 갖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기차와 버스의 환승을 위해 오가며 들려야 하는 오르비에토의 고지대에 있는 요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너무 평화롭다.


오전의 치비타
오후의 치비타 - 날씨에 따라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성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중세의 느낌이 남아있다.
하나뿐인 교회
이런 작은 성당들이 정겹다.
외벽만 남은 건물
고양이가 많다.
주변의 풍경도 아름답다.
오르비에토 - 치비타를 가려면 오르비에토에서 기차를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오르비에토의 계단 - 평지와 통하던 원형의 돌아가는 형태의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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