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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22. 2016

똥파리와 인간

뉴욕 2015년 4월 18일

전 세계 돈의 70%가 있는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

모든 인종이 모여들어 돈을 좇으며 시끄럽게 살아가는 곳


지구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최대 도시이다. 19세기부터 수도의 지위는 상실했으나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이다. 경제적 수도라 하기에 충분한 지위에 있으며 또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1,6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수용하는 이 거대한 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독특한 도시이다.

 

뉴욕은 맨해튼, 브룽크스, 루클린, 퀸스, 스태튼 섬의 5개 구로 이루어져 있다. 시의 중심부인 맨해튼의 남단(다운타운)에 세계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가 있다. 월가의 북동쪽으로 브로드웨이가 있고 그것과 교차하는 5번가의 두 대로가 시의 남북을 가르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42번가인 타임스스퀘어는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며, 그 인근의 펜실베이니아역과 그랜드 센트럴 역을 중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높다는 건물들이 자신들의 부를 자랑하고 있다. 


맨해튼 섬의 북부는 흑인 거주지구로 악명을 떨치던 할렘이 있고 할렘강을 건너면 브룽크스이다. 맨해튼 섬의 오른쪽에 거대한 Bed Town인 퀸스가 있고, 남쪽에 브루클린과 공장지대인 스태튼 섬이 있다. 또 그 너머에 많은 위성도시들이 있고 보스턴, 워싱턴까지 이어지는 인구 4,000만이 넘는 메갈로 폴리스의 중심인 곳이다. 


뉴욕은 1920년대 이후 런던을 대신하여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전쟁으로 붕괴된 유럽을 대신하여 세계 경제에 대한 지배자의 위치를 갖게 되었다. 월스트리트는 실제의 금전이 아닌 가치로 따지는 것이라지만 전 세계 돈의 70%가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를 비롯하여 은행, 증권회사 등 금융기관이 집결해 있다. 


이 곳이 바로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이며 그 번영과 폐해의 시작과 끝이 되는 곳이다. 전 세계의 부가 이 곳으로 몰려와 버블로 쌓이고 그 버블이 꺼지는 순간 전 세계의 경제가 붕괴되기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 911 테러, 이라크 전쟁 등으로 경기가 악화되자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초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주택융자 금리가 인하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주택 가격의 거품이 주택담보대출이 되고 그 대출에 보험이 붙고 다시 증권으로까지 만들어졌다. 증권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높은 수익률로 거래량이 폭증했다.


2004년 저금리 정책이 종료되며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 모기지론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자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게 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구매한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회수불능 사태에 빠지고 손실이 발생했다. 


2007년 4월 미국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신청을 하였고 뒤를 이어 대형 금융사, 증권회사들의 파산이 차례로 이어졌다. 이것이 신용경색을 가져오고 세계 금융위기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기축 통화인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며 그 위기를 넘기고 다른 국가들에게 그 위기를 전가해 버렸다.


뉴욕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인종이 모여들어 돈을 좇으며 시끄럽게 살아가는 곳이다. 하늘을 뚫을 듯 치솟아 있는 마천루들과 화려한 조명들 사이로 시도 때도 없이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가장 화려하다는 타임스퀘어에서 한두 블록만 벗어나도 홈리스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이고 100달러짜리 도넛도 팔리지만 도로변의 길거리 음식에는 단 1달러짜리 피자도 있는 곳이다. 


화려함의 극치인 타임스퀘어 주변, 가장 미국적이라는 34번가, 센트럴 파크, 소호, 할렘, 브루클린 빈민가, 뉴저지 등 가 보는 곳들마다 너무나 다른 모습에 신기함을 넘어 당혹스럽다.


똥파리는 똥이 많이 쌓인 곳에 가서 떼 지어 붕붕거리고 살고 인간은 돈이 많은 곳에 무리 지어 웅성거리며 산다는 김남주 시인의 시(똥파리와 인간)가 있다. 시는 '따지고 보면 인간이란 게 별것 아닌 것이다. 똥파리와 별로 다를 게 없는 것이다.'로 끝을 맺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 또한 돈을 좇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왜 돈을 좇는 것인지 어떤 행복을 구하는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똥파리와 인간 

                          김남주


똥파리에게는 더 많은 똥을 

인간에게는 더 많은 돈을 

이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똥파리는 똥이 많이 쌓인 곳에 가서

떼 지어 붕붕거리며 산다 그곳이 어디건

시궁창이건 오물을 뒤집어쓴 두엄더미건 상관 않고 


인간은 돈이 많이 쌓인 곳에 가서

무리 지어 웅성거리며 산다 그곳이 어디건

범죄의 소굴이건 아비규환의 생지옥이건 상관 않고 


보라고 똥 없이 맑고 깨끗한 데에 가서

이를테면 산골짜기 옹달샘 같은 데라도 가서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다 떼 지어 사는 똥파리를 


보라고 돈 없이 가난하고 한적한 데에 가서

이를테면 두메산골 외딴 마을 깊은 데라도 가서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다 무리 지어 사는 인간을 


산 좋고 물 좋아 살기 좋은 내 고장이란 옛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똥파리에게나 인간에게나

똥파리에게라면 그런 곳을 잠시 쉬었다가 

물찌똥이나 한 번 찌익 깔기고 돌아서는 곳이고

인간에게라면 그런 곳은 주말이나 행락철에

먹다 남은 찌꺼기나 여기저기 버리고 돌아서는 곳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란 게 별 것 아닌 것이다

똥파리와 별로 다를 게 없는 것이다.



42 St 타임스퀘어 입구
타임 스퀘어 - 삼성과 현대차의 광고판이 보인다. 엘지도 다른 쪽에 있다.
센트럴파크에서 보는 마천루들
미국의 공원은 유럽에 비해 활동적이다. 소프트볼, 스케이트보드, 농구, 암벽, 자전거, 러닝 등
가장 미국적이라는 34 St. 맨하탄 몰 - 큰 쇼핑센터들과 공원 엠파이어 빌딩 등이 있다.
브라이언트 공원 - 빌딩 사이의 작은 휴식 공간
한 블럭만 벗어나도 이런 풍경이 보인다.  9Ave.
오래 된 지하철.
소호의 차이나 타운
카페들과 쇼핑점이 모여 있는 소호
멀리 보이는 자유 여신상 - 배 타기 귀찮아 멀리서만...  자유 여신상은 미국의 독립에 대한 프랑스의 기념 선물이다.
인디언 박물관
월스트리트의 황소 - 고환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고 한다.
눈물의 샘 - 같은 야훼를 믿는 기독교, 이슬람이 왜 그리 싸우는지? 과연 야훼는 이 현실을 어떻게 생각할까?
기념관에 남겨진 기둥
새로 만들어진 무역센터
무역센터 지하 통로 - 은근 슬쩍 건물로 들어가 보려 했더니 경비원이 막아선다. 다가가니 외국인이라선지 겁 먹은 모습으로 총에 손이 간다.
브루클린 브릿지 - 이 다리를 건설하며서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
브루클린 부시윜의 낙서들 - 예전의 공장들이 텅 비어 있다.
할렘 - 생각 보다 깨끗하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고 백인은 한 명도 보지 못 했다.
록펠러 센터 앞 스케이트장
록펠러 센터
뉴욕 도서관
브라이언트 공원의 저녁
새벽 버스를 기다리며 - 상대적으로 싼 버스를 타는 사람들. 대부분 흑인들과 배낭 여행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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