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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26. 2016

개구쟁이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2015년 5월 3일

로맨스, 판타지, 액션의 환상 속으로 데리고 가는 거대한 꿈의 공장

그곳에서 한인들이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이 곳의 천사는 사랑과 평화, 정의를 부르짖는 기존의 천사는 아닐 것이다. 장난기 많은 이야기꾼의 이미지를 갖는 유명 스타들이나 벼락부자들이 그 천사들로 꼽히지 않을까? 세계인들을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영화의 도시이다. 


그리피스 파크의 언덕에 9개의 커다란 알파벳 글자가 세워져 있다. 1923년 이 지역의 주택사업 홍보를 위해 세어진 ‘HOLLYWOOD’는 이곳이 미국, 아니 지구를 대표하는 영화의 도시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이제는 이 사인판이 도시의 상징이 되었고 모든 여행자는 이곳을 방문한 기념으로 그 사진을 찍고 있다.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으면서 할리우드 사인은 영화가 만들어내는 빛과 어둠을 모두 보여준다.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이 부귀영화와 유명세를 꿈꾸지만, 그 'H'라는 알파벳 글자 위에서 뛰어내려 죽은 영화배우도 있었다. 영화 '투모로우'에서는 거대한 토네이도가 이 알파벳 글자들을 부수며 대재난이 시작되고 수많은 영화에서 영화인들을 사인판을 가지고 놀았다.


혼자이기도 하고 번잡한 곳에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를 빼고 나니 로스앤젤레스는 그냥 따뜻한 남쪽 나라가 되었다. 며칠 전에 눈을 보았는데 여기는 여름이다. 벌써 30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하는 날씨다. 


그 날씨가 이 곳의 경쟁력이라 한다. 살기 좋은 날씨가 사람들을 모으고 그 사람들을 기반으로 영화, 관광, 제조업, 서비스업이 꾸려지는 곳이다. 나무와 공원이 주택들과 잘 섞여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주 7일 Open 한다는 한인 식당의 안내판을 보니 여기도 삶이 호락호락한 곳은 아닌 듯하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한인이 돈을 지불하지 않고 나가는 것으로 오인해 실랑이를 하는 도중 총이 격발 되어 흑인 소녀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로 인해 로드니 킹 사건으로 시작된 1992년 흑인 폭동에서 한인도 표적이 되었다. 수많은 상가들이 습격과 도난을 당했고 한인 한 명이 사망하였다.


당시 한국인들의 흑인에 대한 인식은 '마약을 하며 어슬렁어슬렁 건들건들 거리는 깜둥이'로 못 박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흑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은 '돈만 알고 자신들의 돈을 갈취해가는 노란 원숭이'정도로 보였을 것이다. 그런 갈등들이 모이고 로드니 킹 사건이 촉매제가 되고 어린 소녀의 죽음이 공이가 되어서 한인타운 습격이라는 총알이 발사된 것이라고 한다.


이곳뿐 아닌 많은 곳에서 한국 이주민들이 언어 동화, 문화 동화는 되지 않고 현지 소수인종들과 불편한 공존을 하고 있다. 우리 한인보다 훨씬 많은 중국인 공동체나 일본인들은 큰 갈등을 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비교된다. 많은 곳에서 한국인은 백인에게는 과잉 친절하고 흑인이나 소수민족은 깔보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LA 폭동 이후로 그런 태도가 지속되어서는 생존기반도 흔들린다는 것을 알고 흑인들과 또 소수민족과 융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LA 한인타운에서는 매년 아픔을 되새기고 커뮤니티 화합을 도모하는 평화대행진을 주최하고 있다. 유독 강한 한국인의 알량한 배타적 자존심이 아닌 좀 더 그들과 함께 동화하고 융화하는 태도를 기대해 본다. 


맨즈 차이니즈 극장에서 본 헐리우드 사인
스타들의 손도장, 발도장 - 봐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한국 배우는 안성기와 이병헌이 있다 - 가장 구석에 있고 같은 날짜이다.
밤의 헐리우드
잭 스페로우가 둘이다. 슈퍼맨 부터 트랜스포머 로봇들까지 모두 다 있다.
거리의 춤꾼들 - 나는 왠지 모로코의 마라케시가 생각났다.
거리의 화가 - 매직으로 무척 빨리 그려 가는 모습이 대단하다.
베버리힐스
베버리힐스의 거리 풍경 - 대저택들은 뒤쪽에 있는지 안 보이고 조경들이 모두 훌륭하다.
산타모니카 해변
롱 비치 해변
이 많은 요트들은 모두 주인이 있으리라.
그리피스 천문대 - 평일에는 셔틀이 없어 쿄요테 나온다는 숲길을 걸어서 갔다. (실제 쿄요테를 보았다.) 시카고의 애들러 천무대보다는 못하지만 좋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보는 LA 전경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보는 헐리우드 사인이 가장 좋다고 한다.
세계 최고 명문이라는 칼텍(Caltech) - 학부생 950명에 교수가 300명, 졸업생 2만 5천명 중 노벨상 수상자 21명이다. 천재는 기본 조건이고 공부를 즐겨야만 졸업한단다
The truth shall make you free(진리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 칼텍의 교훈이다.
경쟁 학교인 MIT 학생들이 훔쳐 갔다가 찾아온 빨간 대포 - 쇠사슬이 안쓰럽다. 졸업식 등 행사 때 실제 포를 쏜다고 한다.
The last books store - 다운 타운의 유명한 헌책방
LP판들
한인타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순대국집.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주 7일 Ope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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