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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May 15. 2016

차마고도와 장예모의 집체극

리장 2014년 8월 31일

차마고도를 걷는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후타오샤 

그리고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집체극 인샹리장


차마고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험한 교역로로 알려져 있다. 짧게는 이 곳 리장에서 티베트의 수도 라싸까지의 2,700km을, 길게는 소수민족들이 처음 차를 만들었던 푸얼에서 따리, 리장, 라싸(티베트), 네팔·인도로 이어지는 5,000km의 머나먼 길이다. 


새와 쥐만이 다닐 수 있다는 험한 길을 이 곳의 소수민족들은 차를 말에 싣거나 자신의 등에 짊어지고 3개월 동안 걸어서 라싸로 간다. 차를 주고 말을 얻기 위한 길이다. 일부 상인들은 다시 야크의 등에 차를 옮겨 싣고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인도까지 길을 떠나기도 했다. 실크로드 시대에 200년을 앞서 이 곳의 소수민족들이 네팔·인도까지의 교역을 만들어 냈다. 


그 험한 경로를 기꺼이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교역을 해야만 했던 이유는 이 물물교환이 누군가에게는 생존 문제였기 때문이다. 윈난의 소수민족들은 티베트의 말이 필요했고 티베트 또한 야크 외에는 제대로 된 영양식을 구할 수 없는 환경인지라 푸얼차를 야크 버터와 함께 끓여 먹었다. 곡물이 자라지 않는 그곳은 푸얼차가 거의 유일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차는 검은 황금(흑금자)이라 불리며 생존을 위해 마실 수밖에 없다. 티베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며 하루에 50잔 이상을 마신다고 한다. 차는 그들에게 피요, 살이요, 생명이었다. 1년에 20kg씩이나 마시는 600만 티베트인들의 차를 지금도 윈난에서 만들고 있다.


후타오샤 트래킹은 차마고도의 시작을 느껴보는 1박 2일 정도의 일정이다. 후타오샤가 세계 3대 트래킹 코스라는 것은 아무래도 차마고도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한국인의 입방정 때문인 듯하다. 트래킹을 하는 관광객을 보면 중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 대부분의 한국인과 일부 서양 여행객이 포함된 구성이다. 

  

그 트래킹 코스에 있는 중도 객잔 화장실 풍경은 압권이다. 야딩이 유채화라면 여긴 한 폭의 수묵화라는 느낌이다. 한국인 여행객은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차마 객잔에서 숙박하는 편인데 중국인들은 이 수묵화를 보기 위해 중도 객잔까지를 하루 일정으로 트래킹을 하고 숙박을 한다. 새벽녘의 안개가 자욱한 객잔의 앞산 풍경은 신선이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거의 하루를 꼬박 걸어야 하는 거리이지만 그 고단함을 충분히 달래 준다.


그리고 또 하나, 위룽쉐산에서 볼 수 있는 장예모의 집체극 인샹리장


천카이거와 함께 공리라는 여배우를 두고, 또 영화감독으로도 경쟁하며 많은 명화를 만들었던 장예모는 이 곳에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 놓았다. 눈 덮인 설산 위룽쉐산을 배경으로 거대한 무대에서 수 백명의 배우가 펼치는 대작이다. 수 백명의 군무와 노래에 감동하다 보면 무대 위를 달리는 말도 등장하고 산 전체에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놀라운 것은 수 백명의 출연인은 전문 배우가 아니라 지역의 소수 민족들이 연습하여 출연한다. 직업을 갖지 못하고 가난을 이어가던 소수 민족에게 또 하나의 삶의 방법을 제시했다. 소수민족들은 이 공연을 위해서도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가려 노력한다. 예술이 생계 수단이기도 하고 문화지킴이도 되고 있다. 

 

후타오샤는 차마고도의 시작하는 지점이며 샹그릴라와 리장의 중간 지점에서 시작된다. 
차마객잔
중도객잔
중도객잔의 화장실 풍경
한국 등산객의 흔적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 모티브인 리장고성
집체극 인샹리장
위룽쉐산(옥룡설산)의 옥색 호수
친절한(?) 안내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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