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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Dec 30. 2023

올해의 끝자락을 붙잡고

일 년 돌아보기 질문 리스트

 년도인지 대답하는 게 익숙해졌다면, 내가 몇 살인지 정정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면, 올 한 해가 거의 지났다는 증거입니다. 치열하게 살아낸 2023년도를 보내줘야 할 때가 되었다는 의미겠지요.


 연말이라 헛헛한 마음을 달랠 겸 '키워드와 사건'으로 지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겨울의 자본주의>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눌 때도 활용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연말에 가족들과 단란하게 이야기 나눌 때에도 쓰기 좋을 듯합니다. 이렇게 쓰임이 많을 줄 알았으면 구독을 하든 채널명을 함께 적어놓든 할 걸 그랬네요. 상업용으로 쓰는 게 아니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으며...!




키워드로 돌아보기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 대게

  - 스케일 큰 음식을 부모님께 대접한 건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 Love Lee(악뮤), Seven(정국), Dangerously(찰리푸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이승환)

 -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다큐 때문에 전주만 들어도 슬픈 눈물 버튼이 되어버렸습니다. 눈물 흘리지 않고 까지 듣고, 끝까지 불러보기에 성공하겠다며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재밌었던 콘텐츠는?

  - 브런치 스토리

  - 유튜브나 OTT 프로그램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괜히 생산적이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편입니다. 중독성 강하다는 숏츠도 5개 못 보고 꺼버릴 정도니까요. 그런데 브런치 스토리에서는 내가 직접 글을 쓰고, 또 괜찮은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작가님의 글을 읽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되어서 그런지 브런치 스토리에 들어올 때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 사촌 ‘ㅇㅇ’

  - 빠른 년생이 뭐라고! 나이로는 동생인데 게 언니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속상하게 여겼던 친척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둘 다 취업을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전혀 그럴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매일 연락도 주고받고, 할머니댁 갈 때마다 일부러 시간 내어 얼굴도 봐서 좋았습니다. 자매가 생긴 느낌이랄까요.


가장 마음에 남는 한 문장은?

  - 당신이 한 때 이곳에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단 한 사람의 생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성공한 인생(by. 랄프 왈도 에머슨).


가장 좋아했던 장소는?

  - 우리 집

  - 완벽한 바깥순이었는데, 신혼집이 생긴 이후로 어디 나가질 않고 있습니다. 별다방 커피는 저리 가라, 우리 집에는 네스프레소 머신 있다…!


올해 가장 만족했던 소비는?

  - 영양제

  - 영양제를 살 때는 몇 개월치를 한 번에 구매해야 저렴합니다. 그래서 결제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무엇이든 공부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오마비디유씨(;오메가 3, 마그네슘, 비타민 B/C/D, 유산균)’ 고를 때 뭘 살펴야 하는지 일일이 살폈습니다. 이제는 건강도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사건으로 돌아보기


올해 가장 즐거웠던 일은?

  -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일

  - 끄적여 놨던 글을 한 곳에 저장하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작가가 되어야지만 ‘발행’할 수 있다는 얘기에 좌절하기를 한 번. 급한 성격 탓에 ‘에라 모르겠다’ 하며 시험 삼아 도전했는데 덜컥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된 이후 변화한 제 삶이 너무 즐겁습니다. 내 안에 콘텐츠가 많은가, 나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나 싶어 어깨가 으쓱하다가, 오늘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없나 주변을 둘러보곤 합니다.

 또, 독서모임에 나가야 해서 급히 읽던 책이 이젠 살아 숨 쉬는 교과서처럼 느껴집니다. 일상이 행복해지는 마법 같은 경험,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올해 가장 감사했던 일은?

  - 동생 자취방 구한 일

  - 어릴 때부터 치고받고 싸우기도 했던 남동생 녀석이 드디어 독립을 했습니다. 비 오는 날 ‘뭐 이리 큰 게 있어’ 싶을 정도의 우산을 함께 쓰고 공인중개소로 걸어가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몽글거렸습니다. 도대체 왜 누나가 나서서 동생 집을 구해주냐며 괜스레 집안 사정을 걱정하시는, 차마 말을 아끼시는 소장님도 계셨고(ㅋㅋㅋ) 둘 다 이 학교 학생이라 같이 살 집을 구하는 거냐며 추측하시는 소장님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남매가 함께 집을 구하러 다닌다는 게 평범하지는 않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 혹시 꽤 사이좋은 남매가 되어버린 거 아닐까요?


올해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은?

  - 배드민턴 동호회 그만둔 일

  - 원래 다니던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나온 건 처음부터 끝까지 개운하지만,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건 아쉽습니다. 새로운 집에 조금 더 적응하고 나면 주변에서 어떤 운동을 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올해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일은?

  - 블로그

  - 원래 사용하던 블로그를 두고 새로운 블로그를 팠는데 기존 계정보다 커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처음 새로 블로그를 팔 때는 막막했는데, 1년의 시간 동안 1일 1 포스팅 원칙을 지킨 스스로가 기특하게 느껴집니다.


올해 가장 소홀했던 일은?

  - 운동

  - 항상 운동 강박이 있나 싶을 정도로 꾸준하게 운동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사를 하게 되며 기존에 다니던 헬스장에 못 가게 된 것도 있지만, 고백하자면 운동을 진심으로 즐기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와 관련 없이 건강한 신체를 위한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내년에 계속하고 싶은 일은?

  - 꾸준히 글쓰기

  - 내년에는 연재를 해보고 싶습니다. 마감에 대한 건강한 스트레스도 받아 보고,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진득하게 글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내년에도 글감이 많은 즐거운 한 해가 되길…!


내년에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은?

  - 코로나

  - 2년 연속으로 연말에 코로나를 앓고 있습니다. 비축해 놓은 체력을 다 쓰고 바닥이 날 때쯤 못 견디고 코로나를 앓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결혼이라는 큰 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건강 관리에 더 유의해야겠습니다.


올해 하겠다고 했으나 못한 일은?

  - 공인중개사 공부

  - 이번 겨울 방학에는 꼭 시작하겠다며 다짐했는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이렇게 즐거울 일일 줄이야. 한참 고민했지만, 하고 싶은 걸 해도 될 것 같아서 공중사 책은 살포시 미뤄두었습니다.




폭닥이는 이불 속에서(231230_지현)


 아, 참. 아이패드 드로잉이라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목표는 제 글에 어울리는 한 장면을 그릴 수 있는 실력 정도. 딱 그 정도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싶습니다. 사실 학창 시절 다른 과목을 A+ 받을 때, 미술은 D까지 받아봤습니다. 미술과 담쌓은 지 몇 년이라 걱정했지만, 무료 강좌를 따라 해도 충분했습니다. 하루 정도 끄적이니 이제 좀 어플이 손에 익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글에 어울리는 그림도 그려볼까 합니다.


 이 친구 이름은 <코코>입니다. 제 짝꿍이 확신의 쿼카 상이거든요. 기왕이면 그림과 캐릭터에 의미를 좀 담아보고 싶어서 쿼카 캐릭터를 그렸습니다. 그림은 더욱 초심자라 일관성 있는 코코를 그려낼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올해를 떠나보내는 게 아쉬웠는데 코코 녀석이라도 남아서 다행입니다.


코코야, 24년도 잘 부탁해.

아디오스,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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