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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Dec 18. 2023

말할 수 없는 비밀

1년째 모른 척 중인 1학년의 질문들

얘들아, 미안해.

선생님이 백만 스물두 살이 아니라.

그렇다고 50살이냐며 물을 건 없잖니.

50까지의 수만 배워서 그런 거지?

그냥 그렇다고 해줘.


그리고 또 미안해.

선생님이 학교에서 살지 않아서.

너넨 집에 안 가고 학교에 계속 있고 싶다지만,

선생님도 해가 지기 전에는 집으로 가야 한단다.


그리고 있지 얘들아, 이건 중요해.

너네 '같은' 딸이나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

너네 '만한' 자녀가 있다고는 안 했단다.

선생님의 혼삿길을 막지 말아 줘.


마지막으로 얘들아,

선생님도 엄마 있어.

다만 조금 할머니가 되셨을 뿐.

선생님도 눈물이 핑 돌 때는

집에 계신 어머니 생각으로 힘을 낸단다.


항상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모른 척 해서 미안하지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졸업 전까지는 해줄  없어.


그러니 그 때까지 이 선생님을

잊지 기억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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