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1년째 모른 척 중인 1학년의 질문들
얘들아, 미안해.
선생님이 백만 스물두 살이 아니라.
그렇다고 50살이냐며 물을 건 없잖니.
50까지의 수만 배워서 그런 거지?
그냥 그렇다고 해줘.
그리고 또 미안해.
선생님이 학교에서 살지 않아서.
너넨 집에 안 가고 학교에 계속 있고 싶다지만,
선생님도 해가 지기 전에는 집으로 가야 한단다.
그리고 있지 얘들아, 이건 중요해.
너네 '같은' 딸이나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
너네 '만한' 자녀가 있다고는 안 했단다.
선생님의 혼삿길을 막지 말아 줘.
마지막으로 얘들아,
선생님도 엄마 있어.
다만 조금 할머니가 되셨을 뿐.
선생님도 눈물이 핑 돌 때는
집에 계신 어머니 생각으로 힘을 낸단다.
항상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모른 척 해서 미안하지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졸업 전까지는 해줄 수 없어.
그러니 그 때까지 이 선생님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