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은 함께 성장한다.

초등학교 1학년 프로젝트학습

by 손길

우리학교는 올해 다문화 관련 연구학교를 시작한 후 학기마다 다문화 역량 신장을 위한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1학년 프로젝트 학습은 가장 기본적인 <다문화 감수성>을 신장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사는 동네는 동남아, 아랍 계통의 외국인이 아주 많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낯설게 여기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아이들은 이미 다문화 감수성 지수가 높은 수준이란 거다. 히잡을 쓴 친구들, 선배들을 봐도 신기해한다든지 불편해하는 아이가 없으니 말이다.



<다문화>라는 것이 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모두 다 개성을 가진 인격체다. 어린이 각자에겐 타고난 자신의 성격, 가정문화, 좋아하는 음식, 취미 등 수많은 요소들로 형성된 하나의 문화가 존재한다.


1학년 1학기에는 프로젝트 학습 초반에 ‘우린 진짜 다 다르구나’를 느낄 수 있을만한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림책 <다다다 다른 별 학교>를 통해 서로의 별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자신의 별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아쉬웠던 점은 표현력이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는 친구들이 교사인 나의 예시본을 따라 하거나 친구들의 별을 따라 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로 실시한 것이 빙고 활동지다. 빙고판처럼 생긴 표 안에 문항을 넣어 자신이 해당하는 것에 색을 칠했다. 1학기에는 한글 미해득인 친구들이 더 많았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문항 하나하나를 읽어주며 이해를 도왔다. 색을 칠한 후 자신과 똑같은 곳을 칠한 아이들 확인을 위해 문항마다 손을 들어 보게 했다. 아이들은 손을 든 친구들을 확인하며


“너도 00 좋아해?”

“나 오늘 운동화 신고 왔는데!”

“우리 반에 머리 긴 친구 나랑 00이야”


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똑같은 친구 찾기> 활동이다. 자신의 활동지와 친구의 활동지를 비교하며 모두 똑같은 곳에 칠한 친구를 찾으면 선물을 받는 활동이었다.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서 자신과 똑같이 색칠한 친구를 찾으려고 애썼다.


고학년이었다면 벌써 교사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선생님, 이거 다 다르게 만들어 놓은 거죠?”


라고 시시해했을 텐데. 8살 아이들은 백지와 비슷해서 학교의 여러 교육들이 강한 힘을 발휘한다.

“선생님, 아무리 찾아도 똑같은 친구가 없어요.”

“선생님, 저는 우즈베키스탄 사람이라서 같은 나라 친구들 중에 찾아봤는데도 없어요.”


오랜 시간 활동에 최선을 다하던 아이들은 결국 자신과 똑같이 색칠한 친구를 단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아이들의 실망감 너머, 교사인 나는 내가 세운 수업 목표에 극적으로 도달해 간다는 기쁨에 쾌재를 외쳤다.


“1학년”

“1반!”


“선생님”

“보세요!”


다시 자리 정돈을 한 뒤 수업 정리를 시작했다.


“나와 모두 똑같은 친구를 찾은 친구 손 들어 볼까요?”


아이들은 누가 손을 드나 두리번두리번거렸다.

물론 손을 든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아하~ 똑같은 친구는 없었군요. 우리반 쌍둥이 00,00 이도요.”


그러더니 우리반 씩씩이 한진이가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선생님, 우린 다 달라요! 다다다 다른 별처럼요!”


“그러네요. 우리는 다 다 달라요! 외국인 친구들만 다른 것이라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다르네요.”


“그러네. 난 중국인이고 00은 한국인인데 그것 빼곤 또 똑같아!”


“저는요 쌍둥이 언니랑 생긴 건 비슷하지만 좋아하는 게 달라요. 난 태권도고요. 언니는 미술이에요.”



1학년 아이들의 순수함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다문화 감수성 프로젝트 수업이었다.

1학년 담임교사가 여러모로 힘들다 하지만 교육의 힘, 배움의 힘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보람에

1학년 담임교사를 하면 또 하게 되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나라사랑, 친구사랑, 인권, 학교폭력예방, 어버이날, 화재대비 등등의 교육을 온몸으로 흡수하는 1학년 아이들.


성큼성큼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

교사인 나도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싶다.


이전 13화조금 느리거나 조금 빠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