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아니었어요?
학교 오는 게 즐거운,성훈이는 1학년!
학년 초, 우리 반 성훈이는 월요일 결석을 자주 했다.
“선생님, 저 어제 일요일인 줄 알고 학교 못 왔어요.”
등교를 하지 않아 성훈이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면 통화가 안 될 때가 종종 있었다. 수업 시작 후 중간에 다시 전화를 드리면 성훈이 어머니는 서툰 한국어로 오늘은 안 간다는 의사를 표현하셨다. 성훈이 어머님은 필리핀 분이시다. 한국말이 서투신데 그에 비해 성훈이는 발음도 정확하고 말도 조리 있게 잘하는 편이다. 아직 요일 감각이 없는 성훈이는 어머님 말만으로 요일을 가늠하여 등교를 한다. 몇 번의 결석 후 나는 성훈이에게 당부를 했다.
“성훈아~성훈이가 엄마 아빠께 정확한 요일을 확인하고 월요일에는 학교를 오는 거예요. 늦더라도 엄마! 나 늦어도 학교 가야 해요!라고 말하고 와야 합니다.”
아직 1학년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학교 정문까지 등교하고 수업이 끝난 후도 보호자와 동행한다. 그런데 승훈이 어머님께서는 늦잠을 자거나 준비가 좀 늦기라도 하면 그냥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계시는 듯했다. 몇 번의 경험 끝에 어머님보다는 아버님께 전화를 드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으나 일을 하시니 통화가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거기에다 아버님이 일을 하시다 사고로 한쪽 다리 재활을 받고 계시며 자주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서는 전화를 드리기도 죄송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님께 전화를 드린 다음 성훈이와 통화를 하는 방법을 취했다.
3월 잦은 결석 이후 성훈이는 하루도 지각하지 않고 꼬박꼬박 학교를 잘 나오고 있다.
성훈이는 늘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해 주고 친구들과 짓궂은 장난도 많이 치는 전형적인 8살의 순수함과 씩씩함을 갖춘 아이다.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인 것도 전혀 거리낌 없다.
“저희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에요.”
“저희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라서 한국말을 잘 못해요.”
“어! 저거 우리 엄마 국기다.!”
요즘 색종이 접기에 심취해 있는 성훈이는 친구들에게 늘 무언가를 접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다음날 성훈이는 멋진 작품을 들고 학교로 온다. 알림장에 준비물로 색종이를 적어간 다음날, 성훈이가 등교하자마자 나에게 다가와 큰 소리로 말한다.
“선생님, 저희 엄마가요. 색종이 학교 가져가지 마래요. 돈 없다고요. 집에서만 쓰래요.”
너무도 순수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성훈이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건 나다. 나는 그날 급식소에서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 성훈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성훈아, 내일 선생님이 성훈이한테 색종이 하나 줄게요. 그거 가지고 학교에서도 종이접기 재미있게 하자.”
성훈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며 나를 보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재량휴업일이나 공휴일이 있어 학교를 오지 않는 날이 생기면 제일 먼저 속상해하기도 하는 성훈이는 요즘도 등교하면서 가끔 나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선생님, 오늘 월요일 맞죠?"
학교 오는 게 즐거운,
성훈이는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