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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Oct 20. 2021

"이유는 잊은 지 오래야"

10km 달리기 11일차

10km 달리기 11일차. 어제 하루를 쉬었기에 가뿐한 마음으로 뛰러 갈 수 있을 지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여전히 문밖으로 나가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그래도 고.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자신의 형제를 죽인 황정민을 이정재(레이)는 미친듯이 쫓아다닌다.


 정도면 충분하다고, 과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정도로 쫓는 이정재에게 황정민은 묻는다.  이렇게까지 나를  하는 것이냐고. 거기에 대한 답변. "이유는 잊은  오래야." 이미 복수를 해야 하는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뛰고 있는 거지. 나는 왜 이렇게 추운 날 새벽에 달리고 있는 걸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달리기를 하고 있는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레이의 답변처럼 이유는 잊은 지 오래. 하지만 달린다. 더 이상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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